준비 없이 퇴직 몰린 베이비부머 세대
지적재산 재활용 위한 정부 정책 기대

직장인 대부분은 만 60세가 되면 정년퇴직을 한다. 어쩌다 정년이 되어버린 대한민국 60대는 우리나라 고도 경제성장을 직접 견인한 세대로 사회공헌에 대한 자기만족과 욕구가 높다.

매년 연말이 되면 정년이라는 용어가 화두가 되면서 우리 사회에서 골칫거리로 간주하는 현실에 쓸쓸함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년을 인생 최전성기의 끝으로 볼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의미 있는 후반부 삶의 시작으로 생각하는 발상 전환이 무엇보다 필요한 것 같다.

퇴직은 무엇보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가져온다. 이들은 부모 세대의 부양은 물론 자신들의 노후와 자녀 교육을 동시에 준비해야 하는 삼중고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노후를 자식들이 봉양하는 때가 있었으나 현대 사회화되고 핵가족화되면서 점점 부모를 봉양하는 관습은 사라져 가고 있다. 따라서 지금의 퇴직자 세대는 자신의 부모를 봉양하고, 또 자식들 뒷바라지에 모든 걸 다 내놓고 지낸 세대이다. 자신을 위한 준비는 제대로 하지 못한 세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평균수명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데 반해 일찍 직장을 그만두어야 하는 상황은 노후가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은 이들의 노년을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이들 세대의 위기는 정서적인 측면에서도 뚜렷이 나타난다. 즉 고용과 노후 불안으로 말미암은 스트레스와 가족해체 현상 등으로 정신적 공황을 호소하는 중년이 증가하는 것이다. 게다가 이유없이 쫓기는 듯한 불안감과 공허감을 호소하는 중년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소식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고령사회에 접어든 농촌지역에는 60대는 청년회원으로 취급하고 있다. 실제로 마을회관을 방문하면 60대는 서열로 치면 가장 말석이다. 그러나 이들 60대를 청년취급 하기에는 무언가 힘겨워 보이고 그렇다고 어른 대접받기에는 조금 이른 나이다. 하지만, 이들은 마을 대소사는 물론이고 잔심부름을 맡아 하고 있다. 각 문중에는 65세까지는 청년회원으로 분류되고 있다.

따라서 60세를 기준으로 무장해제하는 것은 고령사회와도 부합하지 않는다. 이들을 방치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낭비다. 희망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만한 것 같다.

노후를 위해 경제적인 준비는 기본이고 조직에서 떨어졌을 때를 대비해 혼자 있는 연습도 필요하다. 은퇴를 인생의 재창조로 해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럭저럭 보내기에는 남은 시간이 너무 길기 때문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대량 은퇴를 맞아 그들이 성공적인 인생 2막을 열 수 있도록 정부는 일자리 창출 등의 노후대책을 마련, 이들의 지적자산을 사회적 공공재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고민할 때다.

박차호2.jpg

누군가가 인생은 60부터라고 했다. 노후준비가 끝났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지금이라도 자신의 현실을 직시한 노후설계로 후회 없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지혜를 발휘할 때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