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단 8대 핵심과제 제시
민간 자문단 의견 쏟아내
끊임없는 노력·실행 강조

경남도청에 흡사 화두처럼 떠도는 말이 있으니 바로 '혁신이란 무엇인가?'이다.

그러던 차에 '도정혁신추진단'에서 '경남 도정혁신 로드맵 1.0(안)'을 내놓기에 이르렀고, 19일 보고회와 의견 수렴을 겸한 토론회가 열렸다.

도청 4급 이상 간부공무원 90여 명이 한곳에 모인 드문 자리였고, 명실공히 '혁신 전문가'라 할 만한 이들로 구성된 민간 자문단이 함께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날 토론회는 아리송한 화두 같던 '도정 혁신'이라는 상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한 계기점이 됐다.

'경남 도정혁신 로드맵 1.0(안)'의 핵심 내용은 결국 '기존의 도정 운영 방식으로는 급격하게 변하는 양극화·저출생·환경 파괴 현상을 풀기 어렵다'는 진단이었다.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서 '불필요한 일줄이기·혁신가치 내재화·공간혁신·인사혁신·사회적 가치에 기반한 성과관리·사회적 가치 감사·시스템 개선·도민수요 반영'이라는 2019년 8대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이날 특히 눈길을 끈 건 도정혁신 민간 자문단의 면면이었다. 이시원 경상대 교수가 토론회 사회를 맡은 가운데, 강태영 포스코경영연구원 사장, 조미나 휴먼솔루션그룹 조직문화연구소장, 김용진 ㈜디와이 대표, 김수홍 전 ㈜인천대교 대표가 참석했다. 이들 모두 참여정부 혁신 전략에 관여해온 인사들이라 할 수 있다. 현직 공무원으로는 박성호 행정부지사, 이삼희 서부권개발국장, 김희용 경제정책과장이 동참했다.

토론 과정에서는 혁신이 무엇인지에서부터 혁신이 성공하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한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나왔다. 그 과정이 곧 '도정 혁신'이기도 했다.

김경수 지사는 그간의 대체적인 분위기를 감안한 듯 "저도 아직 (도정혁신에 대한) 감이 잡히지 않는다"고 토로하면서도 "그럼에도 끊임없이 새롭게 바꾸고자 노력하지 않으면 그 조직은 정체 퇴보할 수밖에 없다. 공직자의 사명이 무엇인지 되묻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간 전문가들의 혁신에 대한 조언은 어찌 보면 단순해 보이기도 했지만, 그래서 더 핵심을 짚어내는 힘이 있었다.

참여정부 시절 혁신관리 비서관으로 근무한 바 있는 강태영 사장은 "참여정부 시절 한창 이야기했던 15년 전 용어가 그대로 반복된다"며 왜 혁신이 끊임없이 반복되어야 하는지를 자문하게 했다.

조미나 휴먼솔루션그룹 조직문화연구소장은 "공무원이 혁신의 주체라기보다는 좀 더 편해지고 쉬운 일처리를 할 수 있게 되는 혁신의 수혜자라고 여길 필요도 있다"고 언급하면서 "혁신은 결국 그것 자체가 결과가 아니라 사회혁신과 경제혁신을 위한 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진 ㈜디와이 대표는 어느 조직에나 혁신 피로감이 쌓일 수 있다고 진단하면서 "혁신에 대한 답이 없어 실패하는 게 아니고 실행을 못 해 실패하는 게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김수홍 전 ㈜인천대교 대표는 "이미 혁신 매뉴얼은 표준화되어 있다. 지도자의 역량과 혁신을 시작하는 그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며 "경남도청에서 한국형 글로벌 스탠더드가 창출되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김희용 경제정책과장은 "아무래도 공무원들은 인사나 조직 혁신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이해를 함께 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내부 의견을 전달하기도 했다.

다소 딱딱할 수 있고 단순한 업무의 가중으로 여겨질 수도 있는 '도정혁신 로드맵(안)'이 민간 전문가들의 의견과 섞이면서 더욱 풍부해지는 모습이었고, 이제 그 실천 여부는 도청 공무원들 스스로 책임져야 할 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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