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재판·내년 재보선 등 곳곳 험로
경남경제 회생에 정치적 미래도 판가름

본인 뜻과 상관없이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명실상부 유력 대선주자다. 대선판의 고정변수나 다름없는 영남 출신에, 노무현-문재인 '직계'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을 달리는 인사가 주목받지 않는 게 더 이상하다.

대권으로 가는 길은 물론 만만치 않다. 특히 김 지사 앞에는 반드시 넘어야 할 고난도 난관이 적어도 세 가지는 있어 보인다.

첫째는 역시 한창 진행 중인 '드루킹 사건'(민주당원 인터넷 여론조작 사건) 재판이다. 김 지사 입장에서는 다행히 사건 핵심인 드루킹 김동원 씨가 "노회찬 죽음은 조작됐다"는 등 횡설수설하고 있지만 불리한 정황도 없지 않다. 다수의 드루킹 측근이 "2016년 11월 김 지사 앞에서 '킹크랩'(댓글조작 프로그램) 시연을 했다"고 증언하는 게 대표적이다.

김 지사 측은 증인들이 사전에 입을 맞췄다, 일관성이 없다고 반박하지만 결정적인 반대 증거는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여러 명이 동시에 조직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 허점이 꽤 드러나야 할 텐데 말이다. 이 재판 결과가 김 지사 정치생명에 어떤 의미일지 굳이 따로 설명하지는 않겠다.

다음은 내년 4월 창원 성산 등 재·보궐선거와 내후년 총선이다. 김 지사가 직접 개입할 수 있는 선거는 당연히 아니지만 도민은 그간 김경수 도정을 냉정히 평가하는 장으로 삼을 것이다. 당장 코앞에 다가온 창원 성산 국회의원 보선 상황은 녹록지 않다. 자유한국당 후보를 꺾으려면 더불어민주당·정의당·민중당 중 최소 2자 이상 단일화가 필수로 보이지만 어느 조합도 평탄치 않을 것 같다.

창원 성산과 함께 또 하나 유력한 선거구인 통영·고성까지, 이들 지역이 도내 제조업 중심지라는 점도 중요하다. "경남 경제를 살리겠다"며 당선된 김경수 지사의 약속에 얼마나 많은 신뢰를 보내는지 극명하게 판가름 날 것이다.

그렇다. 마지막은 세 가지 중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경남 경제다.

문재인 대통령 말처럼 "국민은 기다릴 여유가 없다". 김 지사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2010년 이후 경남 경제성장률은 전국보다 해마다 낮았고 2015년과 2016년은 사실상 0%였다. 홍준표 전 지사는 채무 제로라는 자신의 치적을 위해 경남 경제에 필요한 재정투자를 안 했다"고 공격했다. 도민은 2018년은, 2019년은 그럼 어떻게 다를지 두 눈 치켜뜨고 볼 것이다.

한국당 측은 예의 "문재인 정부 소득주도성장이 심각한 경제 파탄을 가져왔고 탈원전 정책으로 두산중공업과 협력업체는 다 죽어가는데 경남 자치단체장 누구도 이런 현실을 비판하지 않는다"고 맹공을 퍼붓고 있다.

고동우.jpg

드루킹 재판을 넘는다 하더라도 경남에서 각종 선거에 패하고 지역경제 회생에도 실패한다면 다음 대선은커녕 지방선거조차 김 지사에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이다. 한때 40%p 격차(갤럽 기준)까지 났던 민주당과 한국당 경남·부산·울산 지지율은 이제 10%p 안쪽으로 좁혀졌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