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40년대 스윙·팝 레퍼토리에 관객 들썩
진주 부에나비스타 무대서
넘치는 에너지 객석과 호흡

"뭔가 조금씩은 발전하고 있는 것 같아요."

창원 5인조 팝 재즈 밴드 에이트레인(A train)의 리더 서주완(피아노) 씨의 말에서 뿌듯함이 묻어났다. 밴드에서 음악 전공자는 트럼펫 연주자 한 명. 나머지 멤버는 아직 학생이거나 직장에 다니며 음악을 하고 있다. 그러니 프로페셔널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대중들이 보고 즐기기에 충분한 실력과 레퍼토리를 갖춘 것은 맞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공연이 제법 잦은 편이다.

에이트레인은 지난 16일 진주시 호탄동 부에나비스타 공연으로 거의 일 년 만에 진주를 찾았다. 진주는 이들에게 각별한 곳이다. 창원이 아닌 곳에서 처음으로 단독 공연을 한 곳이기 때문이다. 오래전도 아니다.

▲ 16일 저녁에 열린 5인조 팝 재즈 밴드 에이트레인의 진주 부에나비스타 공연. /이서후 기자

지난 2월 진주 다원에서였고, 관객도 많았고 호응도 좋아서 흡족했던 공연이었다. 밴드의 맏형 서주완, 정원기(드럼) 씨에게는 부에나비스타에서 하는 공연이 감회가 새롭다. 2015년 둘이 임시로 만든 밴드로 이곳에서 하는 공연에 참여한 적이 있다. 3년 만에 멤버가 늘고, 에이트레인이라는 밴드 이름도 생겼다. 무엇보다 이전까지는 다른 팀과 섞여서 공연을 해야 했다면 이제는 단독 공연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이들에게는 뿌듯하다.

16일 공연은 유희원(트럼펫) 씨가 사정으로 빠지고, 전이섬(보컬), 이찬곤(베이스), 서주완, 정원기 4인으로 진행됐다. 콘트라베이스와 드럼까지 설치하고 보니 무대가 거의 공연장의 절반이다. 공연 전 나름 긴장하고 있던 밴드 멤버들에게 어차피 테크닉을 보여주려는 게 아니니 편하게 하라고 했더니, 마음 같아서는 테크닉이든 뭐든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주고 싶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런 마음가짐이야말로 이 밴드의 매력이다.

에이트레인의 레퍼토리는 1930~40년대 스윙과 팝이다. 익숙한 곡들이 많아 관객들도 신이 난다. 심지어 공연 중에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춤을 추라고 부추기기도 한다. 진주 가수 권정애 씨도 이날 게스트 보컬로 나서 즐거움을 더했다.

"저에게는 음악이 본업이고 회사는 생업이에요."

보컬 전 씨의 말처럼 이들은 힘겨운 상황에서도 기를 쓰고 음악을 하고 있다. 월요일 회사 출근을 앞둔 재즈 밴드의 일요일 밤 공연이 더없이 따뜻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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