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경남 전체가 의료취약지역인데 서부경남 거점이 될 수 있는 사천이 가장 합리적이다." 이른바 제2 진주의료원 위치를 두고 제윤경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사천남해하동 위원장)이 지난달 한 발언이다. 제 의원은 "경남도 차원의 새 공공의료원 설립 위치는 사천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고, 그렇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공식으로 '그렇게 되지 않겠느냐'라는 얘기를 들었고, 도를 설득 중"이란 말까지 했다.

도 담당 공무원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었다. 용역도 시작하지 않았고, 어디에 만들지 논의한 적은 전혀 없다고 했다. 보도가 나가자 홍준표 전 지사 시절, 진주의료원 폐쇄를 막으려고 나섰던 보건의료노조가 발끈했다. "공공병원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흥정거리가 되면 안 된다"면서 제 의원에 유감을 표했다. "자기들끼리(민주당) 이미 결정한 거 아니냐"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고성공장 신축 배경으로 제기되는 '원팀'의 힘이 또 작용한 거 아니냐는 기시감도 든다.

진주의료원이 진주시내에 있었을 때 진주의료원이라 부르지 않고 도립병원이라 불렀다. 도는 '제7기 지역보건의료계획'에서 제2 진주의료원을 '서부경남 혁신형 공공병원'으로 부르고 있다. 도립과 공공은 그 이름에 걸맞게 신뢰가 담보돼 있다. 혁신은 투명성이 전제돼야 설득력을 얻는다. 지금은 제 의원의 정치적 발언이라 넘기더라도 혹시 용역 과정조차 '짜고 치는 고스톱'이 되지 않으려면 공론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도가 진주의료원을 일방적으로 폐쇄했듯이 제2 진주의료원을 그렇게 부활시켜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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