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경쟁·교육 불평등 3대 제거대상
위기의 학교 구하려면 혁신 서둘러야

지난 13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2019년 경남교육정책 설명회'가 있었다. 박종훈 교육감은 책임교육, 혁신교육, 미래교육이란 세 단어로 경남교육의 방향을 제시하고, 이제는 '교육혁신을 넘어 미래교육으로' 나아가자고 호소했다.

'책임교육'은 교육 공공성 강화, 교육격차 해소, 교육복지 확대, 안전한 교육환경 만들기다. '혁신교육'은 혁신교육의 저변 확대, 지속할 수 있는 수업혁신, 학교민주주의 구현, 현장중심 교육행정을 내세웠다. '미래교육'은 학습자 주도 교육, 역량중심 학습, 교육생태계 확장, 학교 공간 혁신을 과제로 삼았다. 이러한 경남교육의 방향과 목표에 깊이 공감한다.

앞으로 2, 3년, 또는 3, 4년이 미래교육의 기반을 다지는 황금시간(golden time)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기의 변화가 지난 20, 30년의 변화보다 더 클 것이라고 예고했다. 박종훈 교육감의 1기에는 '혁신교육'의 터전을 마련했다면, 2기에 들어서는 '책임교육'과 '미래교육'에 무게 중심을 두고 '혁신교육'을 완성하겠다는 강한 실천의지가 돋보였다.

그렇다. 교육혁신 없는 책임교육과 미래교육은 없다. 반드시 교육혁신을 거쳐야 책임교육과 미래교육이 열린다. 그렇다면 경남의 '교육혁신'은 지금 어느 단계에 와있는가? 아직도 혁신을 가로막는 현실은 어떠한가?

심성보 교수는 '4차 산업혁명과 미래교육포럼'이 주최한 국제 콘퍼런스에서 한국의 교육개혁을 가로막는 '3대 장애물'을 발표했다. 첫째, 입시 중심 교육체제로 말미암은 배움과 성장이 없는 교육이다. 둘째, 경쟁중심의 교육체제, 관료지배 교육체제로 인한 교육주체의 권리와 책임 부재, 학교 교육력의 약화다. 셋째, 신자유주의 교육체제로 인한 교육 불평등의 확대, 민주적-협력적 교육공동체 파괴다.

우리가 진정으로 '교육혁신을 넘어 미래교육으로' 나아가려면 장애물부터 먼저 제거해야 한다. 물론, 위의 세 가지 장애물은 한국교육의 총체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경남교육청이 독자적으로 넘어설 수는 없다.

하지만, 경남교육청이 앞장서서 '3대 장애물'을 하나씩 연차적으로 제거하겠다고 천명할 수는 없을까? 우리 경남교육청부터 '입시지옥'의 굴레를 과감하게 끊겠다고 선언할 수는 없을까? 그리하여 전국의 시도교육청과 연대하고 협력하여 한국의 미래교육을 함께 열어가겠다고 선언할 수는 없을까?

이제 초등학교와 중학교까지는 그나마 아이들에게 숨통을 조금 열어주었다고 본다. 하지만 여전히 고등학교의 교실은 숨이 막힌다. 아이들의 가슴에 잠재된 설렘과 열정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교사와 학생은 '서로 배우고 함께 나누는' 즐거움을 잃어버렸다. 교사들은 입시경쟁에서 살아남는 학생들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교실에서 두려움과 불안감을 조장한다. 그 속에서 아이들은 갈수록 겁쟁이가 되어간다. 덩달아 학부모들도 불안이 증폭되어 기다림을 잃어버렸다. 심지어 '교사도 학교가 두렵다'고 고백한다. 그야말로 '영혼 없는 사회'에서 '교육 불가능 시대'를 살고 있음에 절망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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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누가 과연 끊을 수 있을까? 이런 '위기의 학교'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 그냥 쉽고 편안한 길을 따를 수는 없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교육혁신을 넘어 미래교육으로' 나아가, 마침내 '행복교육'의 터전을 만들자고 깃발을 흔들고 있다. 이때 누군가가 함께 가자고 손을 내민다면 얼마나 고맙고 감사하랴. 혼자서는 건널 수 없다. 다 같이 힘내어 함께 가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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