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초월한 정책 계승 모범·혁신성장 허브 기관으로
올 보육 맡은 창업기업 164곳…설립 3년 만에 5배 이상 증가…누적 투자유치액 425억 달해
중기부 액셀러레이터 등록…내년 능동적 투자기능 '기대'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경남창조센터)가 올해 들어 도내 창업 관련 허브 기관으로 온전히 자리매김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문재인 대통령으로 정권 교체(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더불어민주당) 직후 전임 정권의 상징(창조경제)처럼 여겨져 오해도 받았지만 이제는 경남의 창업과 혁신을 이끄는 허브 기관으로서 위상을 더 확실히 하고 있다. 오해도 자연스레 불식됐다. 급격한 산업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창조적인 창업기업(스타트업·startup) 육성,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시대 과제에 맞춰 경남창조센터는 올해도 걸음을 멈추지 않으며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경남도민일보>는 경남창조센터가 그동안 이룬 성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앞으로 비전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鯉魚跳龍門(이어도룡문·잉어 리/고기 어/뛸 도/용 룡/문 문).'

이 고사성어는 최상기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장이 센터 한해살이를 되돌아보는 행사인 '2018 스타트업 페스티벌'에서 올해 성과와 내년에 나아갈 방향을 직접 설명하면서 던진 첫 마디였다.

중국 고사성어 '이어도룡문(鯉魚跳龍門)'을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잉어가 용문을 뛰어넘는다'는 뜻이다. '용문'은 중국의 젖줄인 황하 상류에서 중류를 잇는 곳에 있으며, 황하의 목젖에 해당한다. 두 산 사이를 흐르면서 갑자기 강 너비가 40m 미만으로 급격히 좁아져 몸부림치듯 급한 물살을 만들어낸다. '잉어가 이 험하고 어려운 관문을 통과해 용이 된다'는 의미라고 해석한다. 어려운 관문을 통과해 크게 출세함을 비유한 것으로 우리나라 속담 '개천에서 용 난다'와 비슷한 의미로 쓰인다. '등용문'도 이 고사성어에서 유래했다. 최 센터장은 이 고사성어처럼 경남창조센터가 도내 창업기업이 초기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지난 13일 오후 창원 인터내셔널호텔에서 '2018 스타트업 페스티벌'을 했다. 최상기 센터장이 올해 성과와 내년 센터 운영 방향을 소개하고 있다. /이시우 기자

◇경남창조센터 그간 성과 = 최 센터장은 지난 13일 오후 창원 인터내셔널호텔에서 열린 페스티벌에서 지난 약 3년 8개월간 성과를 '엄청난 도전과 도약'으로 짧게 요약했다. 경남창조센터는 지난 2015년 4월 9일 창립했다.

최 센터장은 그간 성과를 숫자로 보여줬다. '164·388, 425, 5·45' 이렇게 세 묶음의 숫자를 던졌다.

먼저 '164·388'은 보육을 맡아온 창업기업 개수를 뜻한다. 2015년 30개사였던 보육기업은 2016년 101개사로 늘었고, 2017년 93개사로 다시 주춤했다가 올해 164개사로 증가했다. 설립 첫해보다 5.47배, 작년보다 1.76배나 늘었다. 이로써 올해까지 누적 보육기업 수는 400개사에 가깝다. 또한, 도내 창업기업 대표 중 경남창조센터를 모르는 이가 거의 없을 정도로 인지도도 확대됐다.

'425'는 센터가 지금껏 투자유치에 성공한 금액 '425억 원'을 이른다. 센터는 벤처캐피털 운용사·엔젤투자자 등 투자기관과 투자 유치 희망 창업기업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도 줄곧 해왔다. 2015년 101억 원, 2016년 91억 원, 2017년 127억 원, 2018년 105억 원의 투자유치 성과를 냈다. 출범 초기 조성한 경남창조경제혁신펀드가 310억 원(두산그룹 100억 원·경남도 80억 원·경남은행 20억 원·국비(성장사다리펀드) 100억 원·펀드 운용사 10억 원 출자)임을 고려해도 이 펀드 이외 투자유치 금액만 115억 원에 이른다. 도내 창업기업에 절실한 핏줄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5·45'는 경남창조센터 운영 창업보육공간 개수를 이른다. 창립 첫해인 2015년 창원 센터에 5개밖에 없었던 창업보육공간은 올해 45개 실로 늘었다. 이는 도내 창업 보육기관 중 가장 큰 규모다.

각종 사업비를 포함해 센터 예산도 급격히 늘었다. 2015년 24억 3000만 원이던 예산은 2016년 40억 9000만 원, 2017년 51억 6000만 원, 2018년 94억 3000만 원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2015년 대비 388%, 작년 대비 183%가 늘었다. 늘어난 예산을 꼼꼼히 살펴보면 순수 국·도비로 받은 것은 26억 원이고, 나머지는 사업 공모 참여로 따낸 것으로 센터 자생력이 그만큼 증대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내년에도 다양한 사업 확대가 계획돼 100억 원 달성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이외에도 파트너 기업·기관도 급격히 늘었다. 창업 초기에는 경남센터 전담기업인 두산그룹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한국남동발전·센트랄·창원기술정공·코리아시스템 등 4개 기업이 추가됐고, 창원대·경상대·경남대·경남과학기술대·인제대 등 도내 5개 대학도 파트너 기관으로 함께하고 있다. 최근 중국 티아난그룹과도 파트너 기업 협약을 맺었다.

◇내년에도 성장 예고 = 경남창조센터는 내년 운영 방향과 비전을 '개방성·다양성·자율성'으로 압축했다. 이를 위해 △사람과 정보가 모이고 교류하는 플랫폼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 허브 △지역 창업생태계 확산 구심점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업가 정신을 갖춘 인재 양성 등의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8대 세부 추진 계획으로는 △보육기업 육성에 집중하고 성과 창출 △액셀러레이터 기능과 역할 기반 구축 △수탁 사업 성공적인 수행 △파트너 기관 추가와 협업 확대 △창원·김해·진주·사천(창원 본원과 서부센터) 중심에서 통영·거제·양산 등 지역 확대와 지역별·분야별 네트워크 활성화 △지속적인 성장발전 체계 구축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혁신 선도 △직원 역량 강화와 생산성 향상으로 잡았다.

경남창조센터에 내년 사업이 더 기대되는 이유는 더 있다. 센터는 올해 11월 7일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액셀러레이터 기관으로 등록돼 창업자 보육, 교육과 시설·공간 제공을 더 전문적으로 하게 됐다. 액셀러레이터 기관으로 등록하면 소규모 투자금 조성과 투자조합 결성도 가능해 투자기능도 더 능동적으로 할 수 있다. 창업 분야에서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는 창업기업(스타트업·startup) 보육(인큐베이팅) 기능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스타트업에 사무 공간 제공부터 창업자금 투자 유치, 투자 멘토링, 운영 멘토링까지 해주는 전문기관을 이른다.

더구나 경남도와 창원상공회의소 등 도내 자치단체와 경제계가 센터와 함께 추진 중인 도내 자체 창업투자사(벤처캐피털 운용사)가 내년 안에 설립된다면 센터와 결합해 더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도내 창업기업의 투자 자금 확보가 현재보다 훨씬 수월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올해 5월 지방선거에서 창업 분야 공약으로 내세운 '경남 스타트업(창업기업) 캠퍼스' 구축도 이뤄질 전망이다. 센터는 이 캠퍼스 운영 수탁기관으로, 센터 건물(본원 창원시 의창구 팔룡동) 3층에 캠퍼스를 꾸며 내년 3월 안에 문을 열 예정이다. 4층은 교류공간으로, 6층은 컨벤션홀로 새롭게 꾸민다.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1억 5000만 원을 지원받아 센터 건물 2층 메이커 스페이스(창작 공간)도 확대·운영한다.

최 센터장은 "창업이 희망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지금껏 달려왔다. 내년에도 '우리의 열정이 당신(창업기업)의 성공을 뒷받침한다'는 각오로 더 열심히 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이 기사는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기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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