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내린 비 얼어붙으면서
17일 2명 숨지고 134명 다쳐
운전자 각별한 주의 필요

17일 도로 결빙 교통사고로 경남에서 100여 명이 다쳤다. 영하로 떨어지는 기온에 비나 눈이 내리면 도로에 얼어붙기 때문에 운전자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경남소방본부와 창원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내린 비로 도로가 얼어붙으면서 17일 오전에만 교통사고 69건이 났다. 이날 사고로 2명이 숨지고, 134명이 다쳤다.

이날 오전 4시 47분께 창원시 진해구 웅동 진해대로 편도 3차로 부산 방면을 달리던 1t 트럭이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전복돼 동승자(62)가 머리 등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또 오전 7시 20분께 성산구 성주고가차도에서도 성주사역에서 대방동 쪽으로 주행하던 화물차가 미끄러지면서 중앙선을 넘어 반대 차로에서 오던 차량을 잇따라 들이받았다. 트럭 운전자(73)가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 17일 아침 경남 지역은 영하권에 접어들면서 전날 내린 비가 얼어 빙판길이 되었다. 경남대학교 교내 아스팔트 도로가 눈이 내린 것처럼 하얗게 변해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창원시가 도로 결빙에 대비해 사고 우려지역에 염화칼슘을 뿌려 사고에 대비했지만 이날 성산구 양곡동 두산볼보로, 성주동 성주고가도로, 의창구 북면 정렬대로, 동읍 의창대로, 진해구 진해대로 남문동·마천동 인근 등에서 17건 사고가 났다.

창원시는 16~17일 의창구 북면 감계무동지구, 온천고개, 국지도30호선, 성산구 상남동 주변, 적현로 전구간, 안민고개, 두산볼보로, 성주고가교, 진해 소사~녹산, 대발령~공지곡 고개 등 38곳에 염화칼슘 35t을 뿌렸다. 시 관계자는 "결빙이 예상돼 사고가 우려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염화칼슘을 뿌리는 등 조치를 했다. 아침에 짙었던 안개도 사고가 늘어난 원인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보다 경남이 비교적 따뜻한 날씨라 운전자들은 도로 결빙을 예사로 여기기 쉽다. 그러나 경남에서도 서리·결빙에 따른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도로교통공단 '노면상태별 교통사고' 현황을 보면 2013~2017년 경남에서 서리·결빙으로 모두 168건 사고가 났다. 이 기간 사고로 15명이 숨지고, 283명이 다쳤다.

겨울에는 도로 위 얇게 얼어붙는 '블랙 아이스' 현상을 주의해야 한다. 얇고 투명한 얼음층에 검은 도로 표면이 그대로 보이기 때문에, 육안으로 도로가 얼었는지 구별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주위가 어두우면 단순히 도로가 젖어 있다고 착각하기 쉽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겨울철에는 실제로 보이는 얼음이나 눈보다 잘 보이지 않는 블랙아이스가 훨씬 더 위험하다"며 "감속 주행과 안전거리 확보가 중요하며, 제동할 때는 브레이크를 여러 번 나누어 밟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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