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 마지막 지킨 도우미견 설리
권력에만 몰두한 국내 비서관과 비교돼

지난 11월 30일 타계한 조지 부시 전 미국대통령의 영안실에는 고인의 생전에 도움견으로 일했던 '설리'라 부르는 개 한 마리가 고인의 관 앞에 앉아 있는 모습이 사진으로 전 세계에 알려졌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을 보좌했던 청와대 비서관들과 '설리'를 동시에 떠올리게 되었고, 설리만도 못한 비서관들은 없었을까 하는 엉뚱하지만 착잡한 그림이 그려지기도 했다.

오늘 이야기는 지금의 헌법 규정에 따라 오년 임기를 두고 이리저리 들여다보려 한다. 오년은 마땅히 5(五)년으로 써야 맞다 그런데 그 5년 임기를 마치는 대통령마다 하도 사연들이 기구하여 '오년'이라 적고 오자로 발음하는 다섯 종류의 한자를 풀어보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다.

맨 먼저 '오' 자는 '誤'이니, 잘못된 견해, 옳지 못한 견해를 가진 대통령에게 오히려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라는 용비어천가를 부르며 권력을 만들어 휘두른 비서관들이 있었다. 설리만 못했다.

두 번째 '오' 자는 '오'이니,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언론을 탄압하고 여론을 무시하며 교만으로 사람을 업신여기는 대통령과 한 술 더 뜨는 비서관도 있었다. 설리만도 못했다.

세 번째 '오' 자는 ''이니, 말이 바르지 않고 계속 말을 바꾸어 말의 앞뒤가 맞지 않는 대통령과 이에 맞장구치며 상대방을 헐뜯고 험담하여 나라를 더럽게 만드는 비서관도 있었으니, 이도 설리만 못했다.

네 번째 '오' 자는 ''이니, 탐욕을 부려 돈과 권력을 주무르면서 벼슬자리를 돈으로 거래하고 대기업과 유착하여 큰돈을 온갖 방법으로 빼돌린 대통령도 있었다. 비서관들도 주인을 따라서 크고 작은 이권을 물어뜯었으니 이도 정녕 설리만 못했다.

다섯 번째 '오' 자는 ''이니, 반대자를 모조리 무찔러 죽이고 뼈를 부러뜨려서 구속하고 처형시킨 대통령도 있었다. 그의 비서관들도 거의 조폭 수준으로 반대자들을 개 잡듯 했으니 오, 참으로 설리만 못했다.

그런가 하면 청와대 비서관 중에는 벌레의 통칭인 충(蟲) 자 계열의 기이한 인물도 있었던 것 같다. 이를 일러 오충(五蟲)이라 적으련다.

제일충은 '충'이니 국민이 근심과 걱정으로 나라를 붙들고 울며불며 하늘에 빈다.

제이충은 '衝'이니 이념에 사로잡혀 현실의 고통을 외면하면서 국민의 생각과 서로 어긋나 일일이 충돌한다.

제삼충은 ''이니, 국민의 주머니가 텅텅 비어가고 빈부 격차가 커진 공간이 허무와 슬픔으로 꽉 찬다.

제사충은 ''이니, 기후변화와 환경재앙으로 가뭄, 한파, 열파, 폭우, 공기오염이 극심하여 지옥불 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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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오충은 ''이니, 약이 없는 질병이 만연하는데도 대통령께 처방을 권유하지 않고 비서실 권력 만들기에만 몰두하여 국민이라는 숲을 모조리 갉아먹으려고만 했다는 전설따라 삼천리에 나오는 이야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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