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공구 유찰·사업비 확보 난관 2021년 상반기 개통 어려워져
2공구 재입찰까지 최소 6개월
시, 내년 지방채 발행 계획
"변수 다양해 개통 시점 늦춰"

부산도시철도 1호선 양산선 건설사업이 잇단 '변수'로 목표했던 오는 2021년 상반기 개통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양산선은 부산 노포역과 양산 북정을 잇는 총연장 11.431㎞ 구간이다. 양산시와 부산시, 부산교통공사는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노포역∼동면 사송택지지구 4.388㎞(1공구) △사송택지지구∼다방동 3.454㎞(2공구) △다방동∼양산종합운동장 1.793㎞(3공구) △양산종합운동장∼북정동 1.796㎞(4공구)로 나눠 추진하기로 했다. 이미 1·3공구는 설계부터 시공까지 함께하는 턴키방식으로 ㈜대우건설 컨소시엄과 고려개발㈜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지난 3월 공사에 들어갔다.

양산시는 최근 조달청을 통해 2·4공구 입찰을 진행하면서 36개 업체가 몰린 4공구는 ㈜태영 컨소시엄을 우선사업자로 선정했지만 2공구는 1개 업체만 응찰해 유찰됐다. 이 구간은 개발제한구역(GB) 내 차량기지를 조성하는 조건에다 GB 보전 대책까지 수립하는 기술제안 입찰로 진행되면서 수익이 적고 공사가 까다롭다며 건설업체가 참여를 꺼린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재입찰을 위해 현장 실사와 기술제안서 작성·심사·평가 등 절차를 다시 밟는 데 최소 6개월 이상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어 착공은 빨라야 내년 6∼7월에야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마저도 재입찰에 적격 업체가 응찰한다는 조건이다. 사업자를 선정한 1공구 역시 정거장과 고속도로 이격거리 문제를 놓고 도로공사와 내년 상반기까지 협의를 마무리하고 하반기 착공할 예정이다.

공사에 들어간 3공구는 주민 민원으로 말썽을 일으켰다. 양산선과 도시철도 2호선 환승구간인 종합운동장역 인근 노선은 환승을 위해 2호선이 고가로 연장돼 서이동 마을 일부 주택을 스쳐 지나도록 설계됐다. 이곳 주민은 노선을 설계하면서 환경영향평가에 이들 주택이 빠져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피해를 고려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도심 구간을 고가로 관통하는 양산선 특성상 앞으로도 공사 진행 상황에 따라 또 다른 민원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공사 착수에 따른 변수 외에도 사업비 부담은 또다른 '걸림돌'이다. 전체 사업비 5846억 원 가운데 국비 3507억 원, 도비 389억 원, 부산시 383억 원, 양산시 1567억 원으로, 부산·양산시 분담금은 사송신도시를 조성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협의에 따라 정해진다. 하지만, 부산시가 2016년부터 부담해야 할 사업비를 제때 편성하지 않아 지금까지 63억 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내년 24억 원까지 부산시가 부담해야 할 사업비는 모두 87억 원이다. 시는 해마다 부산시 분담금을 예산에 편성했다 삭감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양산시의회는 행정사무감사와 예산 심의 과정에서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고 대책 마련을 주문하기도 했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LH 분담금 역시 협상력이 필요한 대목이다. 시는 LH와 373억 원을 분담하기로 잠정합의했지만 이번에는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가 LH 분담금 가운데 국비 지원 비율 60%를 반납하라는 방침을 정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LH 분담금을 제외하더라도 최소 1000억 원 이상 사업비를 앞으로 투입해야 하는데 부족한 재원이 골칫거리다. 시는 예산 1조 원 시대를 열었지만 실제 가용재원은 800억 원가량이다. 무엇보다 정부 사회복지사업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지방비 부담도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내년 당초예산에 사회복지비는 전체 일반회계 세출예산 1조 89억 원 가운데 가장 큰 비율인 34.38%, 3468억 원이 편성됐다. 지난해보다 796억 원이 늘어난 규모다.

게다가 2020년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일몰제 도입에 따라 도로, 공원 조성 등에 필요한 사업비도 가용재원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처럼 전체 예산은 늘었지만 가용재원이 줄어드는 추세를 반영해 시는 내년 중기지방재정계획을 재검토하고 지방채 발행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대규모 사업이다 보니 다양한 변수가 있어 사실상 개통 시점을 2023년 상반기로 보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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