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기온이 급강하했다. 연일 아침 기온이 영하를 기록하고 있다. 중부지방에는 눈이, 남쪽인 경남에는 눈 대신 비가 내렸다.

며칠 전 출근길에 반대 차로를 달리고 있는 우체국 집배원 2명을 봤다. 그들의 110㏄ 오토바이 뒷자리에는 짐이 가득 실려 있었다.

아마도 중심우체국에서 우편물과 택배물품을 분류해 자신이 담당하는 집배구역으로 가는 중인 모양이었다. 영하 언저리 기온에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하는 시점이었다. 그들은 우의를 입지 않고 있었다. 오토바이는 악천후에 가장 취약하다.

그중에서도 추위와 비, 눈은 가장 고역이다. 추위에 손가락은 떨어져 나갈 것 같고, 비에 젖으면 금세 체온이 떨어져 덜덜 떨린다. 오토바이에 눈 내린 도로는 그야말로 쥐약이다. 짐까지 실었다면 사실상 운행을 포기해야 할 정도로 위험하다. 그럼에도 집배원들은 그 모든 것을 무릅쓰고 달려야 하며, 우편물과 택배물품을 제때 배달해야 한다.

지난 8월 거창우체국 집배원이 업무 중에 교통사고로 숨졌고, 10월에는 진주우체국 집배원이 배달을 마치고 우체국으로 복귀하던 중에 자동차와 충돌해 유명을 달리했다.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집배원의 노동시간은 2745시간으로 보통 임금노동자 평균 2052시간보다 693시간이 많고, 직업군인보다 20배나 재해율이 높다. 그리고 똑같은 일을 하는 집배원 중에도 공무원이 있고, 비정규직이 존재한다.

국민들은 소방과 경찰, 군인들의 고생에 대해서는 잘 알지만 우체국 집배원들의 고생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지금이라도 비정규직 집배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모자라는 인력을 증원해야 한다. 또 다른 공무원들처럼 토요일 근무를 폐지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현재 운행 중인 이륜차를 앞바퀴 2개짜리 3륜차로 교체하는 등 집배원들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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