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극본·연기 등 기획 주도
창동 역사 문화 먹거리 재조명

창원시 마산제일여자중학교 '우분투' 연극반 학생들이 13일 학교 강당에서 '창동(마산합포구)'을 주제로 한 창작 공연을 펼쳐 지역 역사와 문화를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했다.

연극·뮤지컬 공연을 학교 행사로 진행하는 곳은 많지만, 전문 교사가 없어 대부분 지역 극단과 협업한다. 마산제일여중은 주제 선정부터 극본, 연기, 노래, 안무를 학생들이 직접 준비해 의미를 더했다.

<창동의 노래> 창작 뮤지컬은 창동의 번영을 되살리고 시간여행을 통해 창동의 문화를 이해하고자 기획된 공연이다.

학업에 지친 안휘원 양이 과거 창동으로 시간여행을 떠나게 되고, 현실에서 지금의 창동을 부모님과 여행하며 세대가 공감한다는 내용이다. 번화가로 이름을 떨친 과거 창동의 모습과 학문당, 남성동파출소, 마산 조창, 옛 마산형무소, 불종거리, 코아양과, 6·25 떡볶이 등이 연극 소재로 등장한다. 주인공 안휘원 학생 대사를 통해 지금의 창동이 재미없는 곳으로 인식되고, 청소년들은 놀거리가 가득한 공간을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총 80여 명 학생이 등장하는 이번 뮤지컬 공연은 지난 5월부터 기획됐다. 7월부터 본격적인 무대 연습에 들어갔고, 공연 2주 전부터는 객석과 무대 문종근 대표가 참여해 동선과 대사 등 연극적 요소를 조언·지도했다.

▲ 13일 오전 11시부터 마산제일여자중학교에서 <창동의 노래> 창작 뮤지컬이 공연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뮤지컬의 주연(안휘원 역할)을 맡은 안휘원 학생은 "나를 포함한 친구들 모두 창동이 어디쯤이란 것은 알아도 그곳이 어떤 곳이고, 먹을거리, 놀거리를 알지 못했다. 이번 뮤지컬을 통해 창동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고, 공연을 본 친구들도 창동을 다르게 인식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임성길 지도교사는 "마산제일여중은 합창단, 댄스부 등 동아리 활동이 활발한 곳이다. 기획사(극단)를 통하지 않고 한 편의 뮤지컬을 제작·공연한다는 것이 힘들었지만, 학생들이 스스로 모든 과정을 준비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한다. 교사·학생들만의 작품으로 자칫 결과가 부실할 수 있다는 우려에도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지지해준 심희자 교장 선생님의 도움이 컸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분투'는 남아프리카의 반투어에서 유래한 '우리가 함께 있기에 내가 있다'라는 뜻으로, 사람 간의 관계와 헌신에 중점을 둔 아프리카 전통적 윤리 사상이다.

창원교육지원청은 창원시와 공동으로 연극과 뮤지컬 등 다양한 문화예술 체험학교인 '우분투(ubuntu) 뮤지컬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5개 학교가 공모를 통해 선정됐고, 올해 7개 학교가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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