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수능이 끝난 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성인이 되면 꼭 해야 할 일'이라는 주제로 새내기 유권자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강의내용 중 아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대표자를 선택하는 기준과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기준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이야기하는데 꽤 반응이 좋다. 요즘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은 그들의 보물 1호이자 소통의 창구이기 때문이다. 좋은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것과 올바른 대표자를 선택하는 것,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말 비슷한 부분이 많다.

첫째, 스마트폰의 디자인을 보듯이 후보자의 이미지를 비교해보는 것이다. 예전에는 휴대폰 기기의 기능이 최우선이었지만 요즘은 기능은 기본이고 디자인이 세련되고 멋진 것을 선호하는 것처럼, 대표자를 선택할 때에도 대표자의 호감도와 이미지를 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스마트폰처럼 외관적으로 보여주는 디자인이 아니라 그 사람이 간직하고 있는 내면의 정직함, 품성 등 인격에서 우러나오는 이미지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후보자가 그간 이야기 해왔던 발언들과 행동을 찾아보면 알 수 있다.

둘째, 스마트폰의 브랜드와 후보자가 소속한 정당을 비교해보는 것이다. 회사마다 브랜드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이는 소비자들에게 '저 회사가 만든 제품이라면 믿고 살 수 있어'라는 신뢰감과 함께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브랜드는 단순히 상표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이나 서비스의 책임자나 구매자에게 그 품질이나 기능을 보증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대표자의 브랜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정당이다. 정치에서도 자신이 선호하는 정당이 있다면 일반적으로 그 정당에서 추천한 후보자에 대한 신뢰감도 그 정당에 비례하여 높게 나타난다.

셋째, 스마트폰의 품질과 후보자의 자질을 비교해보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품질은 상품의 가장 기본적인 바탕이다. 정치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므로 정치를 잘할 기본 바탕이 되는 사람, 즉 능력과 자질을 갖춘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때, 후보자의 자질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집으로 배달되는 선거공보를 살펴보는 것이다. 선거공보에는 후보자의 재산상황, 병역사항, 최근 5년간 소득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납부 및 체납실적, 전과기록, 직업·학력·경력 등 인적사항이 나와 있어 후보자 선택에 참고자료가 된다. 이와 함께 언론 등에 보도되는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탈세, 논문 표절 등 객관적인 자료들을 통해 리더로서의 기본 자질이 있는지 평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된다.

넷째, 스마트폰의 기능과 후보자의 공약을 비교해보는 것이다. 사람들은 물건을 고를 때 그 기능이 꼭 필요해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물건의 기능이 아무리 많고 좋다고 해도 소비자가 필요로 하지 않는 기능이라면 그다지 쓸모가 없듯이, 선거에서 후보자가 내건 공약이 아무리 많다고 하여도 유권자에게 필요하고 유익한 공약이 아니라면 그다지 호응을 받을 수 없다. 따라서 후보자가 제시하는 공약이 내가 필요로 하는 공약인지를 먼저 확인하고, 그 다음 그 공약이 실현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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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스마트폰과 대표자를 선택하는 기준이 비슷하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앞으로 좋은 후보자를 선택할 때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좋은 스마트폰을 고른다는 생각으로 다가가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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