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정책에 발전 수익 악화
담수플랜트도 매출·수주 감소

김명우 관리부문장 겸 사장(대표이사)이 경영악화를 책임지고 전격 사퇴 의사를 밝히고, 내년 1월부터 과장급 이상 전 사원이 순환 유급휴직을 하는 등 두산중공업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인위적인 인적 구조조정 대신 약 400명을 두산인프라코어 등 계열사로 전출하고, 과장급 이상 전 사원을 대상으로 내년 1월부터 6월까지 2개월씩 순환 유급휴직을 하기로 했다.

또 김명우 사장은 지난 10일 오후 직원들에게 전자우편을 보내 최근 경영악화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12일 "사의를 표명한 만큼 곧 관리부문장 사임 관련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김 사장은 이번 사임으로 관리부문장 직에서는 물러나고, 등기임원(대표이사)은 내년 3월 말 주주총회에서 임원 해임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김 사장은 '임직원 여러분께'라는 제목의 전자우편에서 "최근 발전시장 위축 등에 따른 경영악화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일시적으로 회사가 어려움에 처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이 상황이 호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남은 임직원을 독려했다. 김 대표는 "여러분의 저력과 두산의 지혜와 뚝심으로 반드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비록 저는 회사를 떠나지만, 언제 어디서나 두산중공업과 여러분을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두산중공업은 글로벌 발전·담수플랜트 시장 침체와 정부의 탈원전·탈석탄 정책 영향으로 기존 양대 사업 부문이던 발전·담수플랜트 매출 저하와 수익 기반 약화를 겪고 있다. 또한, 수주부터 자금회수까지 기간이 긴 플랜트 업종 특성과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의 두산밥캣 인수 여파로 재무 부담이 커지면서 작년부터 어려움을 겪어왔다. 올해는 그 어려움이 심화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회사의 주력 사업인 발전플랜트 매출과 수주 모두 축소되는 점이다. 지난달 14일 공시된 올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두산중공업 발전플랜트 사업(국외 발전 자회사 포함) 비중은 연결재무제표상 2016년 전체 매출의 36.28%, 2017년 31.14%,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26.74%로 10%가량 줄어들었다. 발전 부문 매출 규모도 2016년 5조 2409억 원에서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3조 105억 원으로까지 줄었다. 한때 발전 사업 다음이던 담수플랜트 사업도 저유가 지속에 따른 중동 등 주요 발주 국가의 경제 사정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창원지역 경제계와 정치권은 두산중공업을 비롯한 원전업종 기업들이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붕괴 우려까지 있다며 정책 대전환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최근 잇달아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두산중공업 직원 수(임원 제외)는 지난 9월 30일 현재 7284명(기간제 733명 포함)으로 이 중 4450명이 발전 부문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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