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자유무역지역 입주기업 간담회서 추진 약속
도 "중장기적 접근해야…수요·현황 등 조사 필요"

사안별 문제점과 대책을 철저하고 자세하게 따지고 현안을 일일이 점검하는 등 '꼼꼼' 스타일로 잘 알려진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최근 기업인과의 간담회에서 평소와 달리 이른바 '지르기'를 해 눈길을 끈다. 김 지사는 지난 10일 마산자유무역지역 입주기업과의 간담회에서 '경남디자인센터'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해 주목된다. 이 센터 신설은 김 지사 선거 공약에도 없던 사안이다.

입주기업 모임인 마산자유무역지역기업협회 최원도 부회장이 이날 간담회에서 마산자유무역지역 입주기업 자체 국외시장개척단을 꾸려 연간 1회 수출마케팅 활동을 지원해줄 것과 함께 '경남디자인센터 구축'을 김 지사에게 건의했다.

이에 김 지사는 "경남디자인센터와 관련해 부회장께서 말씀하셨는데, 이건 다른 기업들도 다 동의하신 사안인 거죠?"라고 물었고, 입주기업들이 일제히 "예"라고 답하자 "그럼 추진하겠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이 화답에 간담회장은 박수소리로 채워졌다.

이어 김 지사는 "동남권의 권역별 디자인센터는 사실 부산디자인센터로 이 센터가 경남·부산·울산을 다 아우르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부산에 있으니 경남에서 쓰기 어렵다"며 "디자인은 산업디자인도 있지만 공공건축 등 도시디자인도 있다. 기업에 필요한 산업디자인과 도민 삶에 직접 필요한 도시디자인 혹은 건축디자인, 이 둘을 잘 아우르면 좋을 것 같다. 경남은 디자인 수요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이건 규모가 꽤 큰 사업이라서 시간이 좀 걸린다. 시간이 걸려도 정부와 잘 협의해서 추진해보도록 하겠다"는 말로 마무리했다. 이렇듯 '경남디자인센터' 신설 추진을 약속한 것이다.

직접 건의했던 최원도 기업협회 부회장은 12일 "디자인센터는 경남에 꼭 필요한 산업지원 콘텐츠이자 기관이다. 지사께서 이렇게 선뜻 추진을 약속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반겼다.

이를 두고 도는 "중장기적으로 접근할 정책이며, 기초 조사를 해봐야 할 사안"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김기영 도 경제통상국장은 "지역 디자인센터는 부산·대구·광주 등 전국 5곳에 있다. 3∼4개 광역시·도가 함께 쓰는 권역별 개념인데, 말처럼 권역화돼 있지 않다. 부산센터만 해도 경남 기업이나 경남 관련 사업과 연결된 게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국장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나 협의도 없고, (신설) 필요성에 대한 수요 조사를 한 것도 아니다. 정부에 디자인센터 확산 계획이 있는지도 검토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지사님도 그날 언급하셨듯이 (본격 추진하려면) 시간이 걸리는 사안이다. 중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으로 기업 수요와 현황 등 이제부터 기초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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