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테크 "정규직 노조 요구에 하청 노동자 거리 내몰릴 판"
노조 "경영 악화로 조합원 고용 불안…사측 해결해야 할 일"

S&T중공업이 '인소싱'을 추진하자 사내 협력업체가 반발하고 있다. 하청업체는 노조를 원망하고 있다. 노조는 원청이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반박했다.

S&T중공업 하청업체인 정진테크는 지난 10일 호소문을 내고 원청의 인소싱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정진테크 대표와 직원들은 지난 10일부터 S&T중공업 정·후문, S&T저축은행 앞 등에서 생존권을 보장해달라며 집회를 하고 있다. 인소싱은 기존 협력업체에서 담당하던 업무를 원청 노동자가 대체하는 것이다.

정진테크는 호소문에서 "사내 인소싱으로 직원들이 거리로 내몰릴 처지에 놓였다. 노조가 4년간 지속적으로 정진테크 인소싱만 요구하고 있다"며 "정규직 노동조합이 하청 노동자를 몰아내는 경우가 어디 있나. 정진테크 노동자는 함께 더불어 현장에서 일하고 싶은 욕심밖에 없다"고 했다. 정진테크에는 현재 1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S&T중공업은 올해 합의한 휴직이 12월 말로 끝나게 되고, 1월 원청 노동자 100여 명이 일터로 돌아가야할 상황이다. 금속노조 S&T중공업지회에 따르면 지난 3일께 100여 명 중 일부가 업무에 배치됐다. 그러면서 S&T중공업지회는 사측이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반박했다.

S&T중공업지회 관계자는 "경영악화로 2015년부터 지금까지 조합원 100명 이상이 휴직과 교육으로 고용 불안에 시달려왔다. 인소싱을 제안한 것은 맞지만 앞으로 조합원이 제대로 일하고, 비정규직 일자리를 더 만들지 말자는 취지였다"며 "사측이 갑자기 일방적으로 인소싱을 발표했는데, 일부 업무에 복귀한 조합원은 과도한 업무 감시 등에 시달리고 있으며 조합원을 옥죄어 결국 인소싱을 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사측은 또다시 1년 6개월가량 120~150명 수준으로 휴직·교육을 해야한다고 제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T중공업지회는 창원병원, 명곡교차로 등 앞에서 올해 임금·단체협약 성실 촉구를 요구하며 출근 선전전을 하고 있다.

S&T중공업 사측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S&T중공업은 지난 2월 K2전차 변속기 국외 수입 결정 등으로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가면서, 노사는 갈등 끝에 생산직 노동자 400여 명 중 100여 명이 6개월간 휴직·교육 등을 하기로 합의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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