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규 경남대 총장 토크콘서트…"남북 서로 배워가기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 시기가 초미의 관심인 가운데 박재규 경남대 총장(전 통일부장관)이 12일 북한과 통일에 대해 입을 열었다. "40㎞로 달리는 북한 기차의 속도에 맞춰서 가다 보면 먼 통일이 조금 당겨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요지였다.

이날 오전 경남대에서 열린 '기차 타고 평양 가자! 평화통일 공감&Talk 콘서트'에서 박재규 총장은 "평화통일을 원한다면 너무 속도를 내지 마라. 서독과 동독이 1970년도에 정상회담을 하고 나서 1991년 통일될 때까지 사업을 분석한 결과 굉장히 조용히 진행시켰다"며 "오히려 한국이 먼저 통일될 줄 알았다. 서독은 동독 사람들한테 가급적 통일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조용히, 조용히 진행시켰다"고 말했다.

박 총장은 독일 통일을 이끈 지도자, 동독의 마지막 총리에게 들은 이야기도 전했다. "서독이 1970년부터 1991년까지 20여 년간 동독에 매년 20억 달러를 조건 없이 지원했다. 이뿐 아니라 이산가족 만남 같은 비용을 서독이 부담했다. 통일의 길을 걷는 과정에서 협력할 땐 하고 지원할 땐 인도적으로 지원하라. 북한 사람들이 감사하게 느끼고 생각하도록 해야 훗날 통일이 돼도 문제가 없다."

▲ 박재규 경남대 총장과 함께하는 '기차 타고 평양 가자! 평화통일 공감&토크 콘서트'가 12일 오전 경남대 중앙도서관 3층 명사의 서재에서 열렸다. 박재규(왼쪽) 총장이 20대에게 전하는 남북통일 이야기를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이 자리에서는 '평화의 길, 희망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대담도 진행됐다. 박 총장과 함께 북한이탈주민 이위력·윤지우 씨가 함께했다.

"북한을 잘 알기 위해서 젊은이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박 총장은 "앞으로 서로 배워가면서 이해하게 될 거다. 반세기 넘게 서로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같아질 수 없다. 너무 맞추려고 할 필요 없다. 조급해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이위력 씨는 "오늘 같은 자리가 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3만 2000명 북한이탈주민이 대한민국에 있다. 이들을 정치적 이념으로 볼 게 아니라 '통일'로 보면 훨씬 이해하기 쉬울 거 같다"며 "북한이탈주민과 함께 통일을 준비하고 문화 차이를 줄여나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총장은 김대중 대통령 재임 때 제26대 통일부장관을 역임했다. 2000년에는 남북정상회담 추진위원장으로서 남북정상회담과 6·15공동선언을 이끌어내 남북 화해 및 협력 시대의 토대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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