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희는 토요글로벌스쿨입니다."

아이들의 인사말이 시작되면 안도의 웃음이 그제야 나온다. 아이들이 무대에 올라가기 전 선생님들 손에는 땀이 흥건하고 눈앞이 캄캄한데, 정작 아이들은 무대 체질인지 떨지도 않고 연습 때 마음 졸이게 했던 부분을 실수 없이 해낸다. 그럴 땐 정말 꿀밤을 주고 싶다가도 귀엽기만 하다.

베트남 동요 합창으로 올해 5월 세계인의 날 기념 외국인주민화합한마당 경남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아 경주에서 열리는 전국대회에도 참가하였다. 점점 성장해가는 토요글로벌스쿨의 모습을 보면 시작의 순간이 생각난다.

'토요글로벌스쿨'은 2015년 경남 도내 다문화가족 자녀들이 베트남 언어를 배워 엄마나라 문화를 이해하고 이중언어 능력을 키우자는 취지에서 시작하였다.

그 과정이 항상 순조롭지는 않았다. 열악한 교육 장소부터 문제였다. 한 해 태풍으로 반지하 교육장에 물이 들어와 하루 종일 바닥에 고인 물을 퍼내고 걸레질을 하며 아이들의 수업에 지장이 생길까봐 걱정했던 순간도 있었다.

그런 시기를 거쳐 토요글로벌스쿨은 더 단단해졌고 참여 아동뿐만 아니라 부모님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겪게 되는 고민을 나눌 사람이 마땅치 않은 다문화가족 부모님에게 매월 첫째 주부터 셋째 주까지 토요일은 고민 상담 시간이 된다. 그래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나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는 부모대상 교육을 하고 있다.

부모교육은 자녀 발달단계에 따른 양육방법 이해, 자녀와 잘 통하는 소통법, 우리 아이 자존감 향상을 위한 방법 등의 주제로 실시되었으며 해마다 학부모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

올해 총 30회, 쉼 없이 달려온 토요글로벌스쿨은 12월 8일 종업식을 끝으로 잠시 방학에 들어간다. 경상남도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들어와 처음 맡은 사업이 토요글로벌스쿨인 담당자로서 감회가 남다르다. 아이들은 물론 아이들을 통해 나도 성장하는 '좌충우돌 우리들의 성장기'였던 한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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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아이들의 성장은 끝나지 않았고 앞으로의 발전이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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