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마산아트센터 기획…반가운 신작 전시

중견 작가들의 신작을 볼 기회가 의외로 흔치 않다. 청년 작가들은 재료비 등을 지원받는 여러 공모사업에 적극적이라 결과전 형식으로 신작을 발표하고 있지만, 중진 작가들의 신작은 개인전이 아니고선 만나기 어렵다.

창원 마산아트센터가 지난달 개막한 하반기 기획전 '12인의 신작전'은 여러모로 참 반갑다. 저마다 굵직한 작품을 선보였던 도내 작가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들의 신작을 100호가 넘는 대작으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자연의 현상'이라는 주제로 작업한 작품이라 자연과 문화라는 담론을 현대미술로 읽을 수 있다.

▲ 공태연 작 '자연으로부터' 일부. /이미지 기자

이번 전시에 공태연, 김상렬, 김학일, 노혜정, 박승만, 박은수, 박희숙, 이미영, 정근찬, 정동근, 정창훈, 하의수 작가가 참여했다. 입구부터 전시실 끝까지 작품이 내걸렸는데, 큐레이팅이 돋보인다.

▲ 노혜정 작 '그대 물들어'. /이미지 기자

한국의 전통미와 담백함이 돋보이는 김학일 작가의 작품을 지나 전시실 왼쪽으로 들어서면 구상화를 만날 수 있다. 정동근 작가의 작품에서 하늘과 바다의 공존을 보고 노혜정 작가의 말 그림에서 가족애를 다시 느낀다. 정창훈 작가와 박승만 작가는 회화와 또 다른 매력을 부조와 조각으로 선보였다.

전시실을 돌아 나와 입구 오른쪽으로 가면 마티에르(질감)에 감탄한다. 공태연 작가 말하는 꽃의 형상을 한 화산 폭발이 거칠지만 서정적이고, 들쑥날쑥한 모자이크처럼 보이는 박은수 작가의 작품은 색감이 돋보인다. 반면 정근찬 작가의 하얀 캔버스를 들여다보면 반복된 행위의 중독성에 빠져든다.

▲ 정근찬 작 'Untitled(무제)' 일부. /이미지 기자

김창수 마산아트센터 대표는 "'자연의 현상'의 주제는 마산아트센터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 환경과 생태가 잘 보존된 미술관 인근의 자연환경과 작품의 조화를 보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마산아트센터는 앞으로 화랑 본연의 역할에 집중한다. 이번 기획전에 참여한 작가들과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하는 등 작가들에게 작업 동기를 부여해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전시는 15일까지. 문의 055-271-5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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