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선수 5명 실명 공개…해당 구단 "사실과 달라"

전 NC다이노스 투수 이태양(25·사진)과 전 넥센히어로즈 외야수 문우람(26)이 승부 조작을 한 프로야구 선수가 더 있다며 실명을 공개해 파장이 예상된다. 이태양과 문우람은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는 이태양에게 승부 조작을 제의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문우람의 결백을 호소하기 위한 성격이 컸다.

둘은 2016년 프로야구를 강타한 승부 조작 사건의 중심에 있었다.

2015년 브로커 조 모 씨는 스포츠 에이전시를 준비 중이라며 문우람과 친분을 맺었다.

문우람은 프로 입단(2011년 넥센) 동기인 이태양을 브로커에게 소개했고, 이후 문우람은 이태양과 브로커에게 먼저 승부 조작을 제의했다는 것이 검찰 수사 결과로 밝혀진 내용이다.

이태양과 문우람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90쪽 분량의 변호인 의견서, 녹취록, 브로커 최 모 씨의 증인신문조서를 자료로 제공하며 문우람의 결백을 주장했다.

이 자료에는 브로커 조 씨가 이태양에게 승부 조작을 제의한 정황이 구체적으로 기록돼 있다.

여기서 조 씨는 이태양에게 "형을 한 번만 도와달라"며 "별거 아닌 쉬운 일인데 그냥 1회에 1점만 주면 된다"며 다른 현역 선수들의 이름을 거론했다.

조 씨는 "ㄱ, ㄴ, ㄷ, ㄹ, ㅁ, 이런 애들도 다 한다. ㄷ 걔는 지가 직접 토토해서 지가 직접 베팅을 한다"며 이태양을 회유했다.

심지어 조 씨는 ㄱ의 동영상을 보여주며 "얘는 원바운드 던지고 땅바닥에 던져도 아무도 의심을 안 하지 않냐"며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했다고 이태양은 주장했다.

이태양은 그러면서 "왜 이런 선수들은 조사하지 않느냐"고 항변했다.

브로커 조 씨가 이태양을 승부 조작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근거 없이 꺼낸 말인지 아니면 실제로도 승부 조작이 있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이날 이태양은 전 소속 구단 NC를 향해서도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이태양은 "(NC다이노스) 구단에서 도와준다고 약속하며 자수를 권유했다. 군대에 다녀오면 구단에서 다시 받아주겠다고 약속했다"며 "하지만 구단은 언론과의 접촉을 막고 나에 대한 악의적인 인터뷰를 했다. 구단이 지정해준 변호사는 문우람 무죄에 대해 얘기를 하면 재판에서 불리하게 될 수 있다며 내 입을 막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NC다이노스는 이 같은 이태양 주장을 일축했다.

NC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2016년 6월 27일 이태양과 면담했다. 당시 이태양은 '승부조작을 제안받았으나 돈을 받은 적은 없으며 결백하다'고 주장했다"며 "이에 구단은 검찰에서 사실을 설명하면 선처 받을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조언하고, 당해 6월 28일 운영본부장과 함께 검찰에 출두했다. 이후 수사당국의 조사를 거쳐 이태양은 승부조작에 참여하고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2017년 2월 16일 2심 재판에서 형이 최종 확정됐다"고 밝혔다.

NC는 이어 "KBO 상벌위는 2017년 1월 25일 이태양에게 영구실격 결정을 내렸다. 또 2017년 5월 2일 2차 상벌위를 열어 선수 본인과 변호인이 참석한 가운데 영구 실격 결정을 다시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NC는 'NC 구단 다른 선수도 승부조작에 연루돼 있다'는 이태양 주장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NC는 "이태양이 언급한 그 선수는 창원지검과 의정부지검에서 두 차례 관련 조사를 받았으며 승부조작 혐의에 대해 모두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며 "사실과 다른 이태양 주장에 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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