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복지정책의 증대로 좀 나아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따뜻한 이웃의 온정이 필요한 어려운 이웃들이 많다. 불우한 이웃에 대한 온정과 배려는 건강한 사회를 이루는 바탕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우리 사회는 불우한 이웃을 돌아보고 더불어 나누고자 하는 손길이 많이 줄어들고 있다. 불황의 여파가 지역경제를 무겁게 누르고 있고 기부단체에 대한 불신이 더해져 이런 현상이 가중되고 있다고 하지만 우리 사회는 전통적으로 어려울수록 이웃과 함께 나누는 미덕이 온존해 왔다. 함께하는 마음이 모이면 불황을 극복해 낼 힘도 생긴다.

지난달 20일 시작된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희망 2019 나눔 캠페인의 사랑의 온도탑은 11도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보다 1도 낮으며 2017년보다는 7도나 낮다. 이 정도면 나눔 열기가 얼어붙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지난해 있었던 어금니 아빠 사건 등 나눔단체에 대한 불신을 우려한 경남공동모금회는 모금액이 전액 지역의 아동·청소년·여성·장애인 등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지원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경남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도움을 받은 경우도 한둘이 아니다. 올해는 분야별로 모두 175억 원을 지원했다. 모두 정산되지 않아서 지원액은 더 늘 수 있다. 2017년에는 159억 원을 모금했고, 중앙회 배분금까지 더해 경남지역에 모두 237억 원을 썼다. 작은 것이 모이면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증명한다.

올해 사랑의 온도탑 온도가 오르지 않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 지역의 경제불황이다. 통계청 조사에서도 경제적 여력이 없다는 응답이 3년째 1위이다. 경남은 조선 등 불황 여파가 중소기업들을 어렵게 하였고 개인의 나눔 정신까지 얼어붙게 한 것이다.

불황은 깊고 아직 출구는 보이지 않지만, 마음 부자는 될 수 있다. 우리 지역이 나눔으로 불황을 이겨 낸다면 그보다 큰 자부심도 없을 것이다. 사랑의 공동모금 캠페인은 사실상 12월로 끝이 난다. 어려운 이웃이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하지 않도록 손을 내미는 게 우리가 원하는 건강사회를 여는 바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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