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말 현재 1680가구 미분양
대림산업 1049가구 건설계획
부동산업계 '시기상조'시각

거제시가 최근 대규모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했다. 2017년 2월부터 줄곧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미분양 해소가 저조한 상황에서 나온 결정이다. 변광용 시장이 공약사업으로 내건 '공동주택 허가와 관리 개선 방안 마련'과는 사실상 엇박자다. 지역 부동산업계를 비롯한 바깥 반응도 시큰둥해 보인다.

시는 대림산업㈜이 신청한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지난 4일 승인 고시했다. 시가 민간이 사업 주체인 주택건설사업계획을 받아들인 건 앞서 2017년 4월(연초지역주택조합아파트)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고시를 보면 대림산업은 '거제 고현항 항만재개발사업' 공동주택용지(고현동 1102, 5만 1933.3㎡)에 아파트를 지을 계획이다. 공급 물량은 지하 1층, 지상 31∼34층짜리 공동주택 7개 동으로 총 1049가구 규모다. 사업 기간은 내년 1월부터 오는 2021년 8월 말까지로 잡았다. 기반 시설 기부채납 등을 시와 협약해 용적률이 애초 '210% 이하'에서 '기준용적률 210%, 상한용적률 232%'로 변경됐다.

시 관계자는 "대림산업이 올해 4월에 승인 신청한 주택건설사업계획으로 아직 풀리지 않은 지역 경기와 침체된 주택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분양 시기는 내년 하반기로 예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분양 물량이 수두룩한 데다 경기 회복이 더딘 점 등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물량 공급은 사실상 시기상조라는 견해도 나온다. 실제 10월 말 현재 거제지역 미분양(11월 말 자료 아직 공개 전)은 1680가구로 전량 '준공 후 미분양'이다. 그동안 사업계획을 승인받고도 착공하지 않은 물량도 9개 단지 5186가구나 된다.

손진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거제시지회장은 "허가받고서 착공 안 한 물량이 5000가구쯤 되고, 기존 아파트 빈집도 5000가구 정도로 관측되는 지금 시장 상황과는 안 맞다"라며 "분양 시기를 내년 하반기로 잡은 것으로 아는데, 그렇다고 해도 아직은 이른 감이 있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또 "사실 집값은 안정화되는 분위기다. 바닥을 찍었다고 보는 심리가 있다"면서도 "인구가 늘지 않아 주택 수요는 제한적인데, 공급만 늘어나서는 어렵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10일 오후 〈경남도민일보〉와 통화에서 "(아파트 사업은) 고현항 재개발 사업자 측과 앞서 계약한 것으로 예정대로 추진하는 것"이라며 "분양은 거제지역 경기와 관련된 문제라 조선업을 모니터링하면서 시기를 잡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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