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6·15경남본부-조직위 협약
북 내년 평양마라톤 초청 계기
경협 사업 활성화 추진 뜻 모아

창원시가 마라톤을 매개로 남북교류 '물꼬 트기'에 나섰다.

내년 4월 7일 열리는 평양국제마라톤대회에 창원통일마라톤대회 인사 참여 가능성이 커지면서 창원시가 관련 단체와 손잡고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창원시와 6·15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이하 6·15경남본부), 창원마라톤대회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10일 창원시청에서 스포츠 교류를 통한 남북교류 활성화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서에는 세 주체가 마라톤 등 스포츠를 매개로 하는 남북경협사업 성사와 활성화, 이들 사업이 지역에 경제적 이익을 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번 협약은 6·15공동선언 실천 북측위원회가 6·15경남본부와 지자체 관계자 등 30~40명을 내년 4월 7일 열리는 평양국제마라톤 초청 의사를 밝히면서 이뤄지게 됐다.

황철하 6·15경남본부 집행위원장은 지난 10월 평양에서 열린 '10·4 남북공동선언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에 참석해 북측에 평양국제마라톤대회-창원통일마라톤대회 상호 교류를 제안했다. 북측은 그 후 지난달 말 중국 선양(瀋陽)에서 열린 6·15 정책협의 때 6·15경남본부 관계자 등을 초청했다. 6·15북측위원회는 이 자리에서 황 집행위원장에게 구두로 초청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 허성무(가운데) 창원시장과 김영만(왼쪽)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경남본부 상임대표, 류조환 창원통일마라톤조직위원회 위원장이 스포츠를 통한 남북교류 활성화 민·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황 집행위원장은 "6·15북측위원회가 초청 의사를 밝힌 만큼 조만간 문서로 대회 참가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창원통일마라톤대회는 6·15경남본부와 민주노총 경남본부가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 뜻을 기려 이듬해인 2001년부터 해마다 가을에 개최하고 있다. 올해로 18회째를 맞이했으며 6·15북측·해외측위원회는 매번 '축전'을 보내오고 있다.

시와 6·15경남본부, 조직위는 이달 중에 경남도·창원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 6·15경남본부, 경제인, 마라톤 선수로 구성된 방북단 명단을 확정해 북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후 일정 등 세부 사항을 논의하고자 실무회담을 제안하기로 했다. 조직위는 올해 18회 대회 풀코스 부문 여성, 청년, 장년부 우승자에게는 자동 출전권을 주고, 나머지는 추첨을 하는 등 방식으로 참가자 구성을 고민하고 있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남북 교류가 중앙 독점에서 기업과 지방자치단체, 시민이 참여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게 문재인 정부 방침이다. 이번 협약은 정부 방침을 잘 이해하고 실천하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면서 "모처럼 찾아온 기회인 만큼 이를 잘 성사시켜 남북 화해 분위기를 지속해 이어감은 물론 지역 경제활성화에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만 6·15경남본부 대표는 "창원통일마라톤대회를 18년 주최하는 동안 끊임없이 북측에 대화하고 참가 교류 등을 요구해 왔다"며 "마라톤 교류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안다. 이번 교류협력이 정부 간을 넘어 지자체 간 교류협력 모범 사례로 만들고 그 선봉에 창원시가 우뚝 설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류조환 조직위원장은 "창원 달림이들의 평양행은 민족 통일과 대단결을 향한 여정과 같다"며 "이 같은 결실이 오기까지 노력해 준 정부와 창원시에 감사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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