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운용사 에이스에쿼티에 100% 매각·자금 확보
정영화 대표, 인수주체 법인 대주주 유지하고 경영 참여

창원에 본사를 둔 대호테크가 지분 재구조화로 투자금 확보와 중국 등 국외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9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바이아웃 전문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에이스에쿼티파트너스는 삼성 갤럭시 '엣지' 시리즈에 적용하는 비구면 3D 커버 글라스 성형기 생산업체인 대호테크 지분 100%를 40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지난달 말 기존 대주주인 정영화 대표이사와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마쳤다. 잔금 납부 등 거래가 곧 마무리될 예정이다.

하지만, 기존 최대주주인 정영화 대표는 지분 매각 뒤에도 회사에 남아 대호테크 경영에 계속 참여한다. 또한, 인수 주체가 되는 특수목적법인(SPC) 에이스대호유한회사에 매각 대금의 절반인 2000억 원을 재투자할 예정이다. 재투자 시 SPC 최대 주주가 돼 지분 비율 변동만 있지 대주주 자격은 유지할 전망이다.

또한, SPC에 시중은행 자산운용사 등 신뢰할 만한 6개 기관이 약 1000억 원의 투자금으로 지분 참여해 투자 확대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월드클래스 300'에 선정된 대호테크는 그간 기술력을 인정한 국외 기업들로부터 인수·투자 제의를 잇달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호테크는 삼성전자의 고급형 모바일 시리즈인 갤럭시 '엣지' 제품들에 적용하는 비구면 유리 성형기를 제작·판매해왔다.

최근 삼성전자 협력사인 톱텍이 삼성디스플레이의 스마트폰 '엣지 패널' 핵심기술(3D 라미네이션 기술)을 중국에 유출했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등 떠들썩하다. 이 기술은 OLED 등 패널 자체를 휘게 하는 것이지만 대호테크 보유 기술은 패널을 감싸는 바깥 표면인 유리를 휘게 하는 기술이라서 서로 다르다. 대호테크가 지닌 이 기술은 의료기기나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적용할 수 있어 주목받아 왔다.

에이스에쿼티파트너스는 투자 기업 중 공장 설비 자동화 솔루션업체인 에임시스템을 두고 있다. 이 업체는 중국 내 다수 정보기술(IT) 업체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BOE와 CSOT, 폭스콘 등이 운용하는 펀드들과도 협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호테크 측은 "정 대표가 이번 지분 재구조화에 이 사모펀드 운용사와 손잡은 이유도 이런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국 진출에 더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대호테크는 ㈜넥스턴(대호테크와 정영화 대표·특수관계인 41.49% 지분을 보유하다가 이번 매각으로 대호테크와 정 대표 33.61% 보유로 변경)을 자회사로, 올해 상반기 인수한 ㈜DIB(옛 인터벡스테크놀로지)를 관계사로 두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넥스턴은 대호테크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아 3D 열성형기를 제작하고 기존 CNC 자동선반 제조업을 하고 있으며, DIB는 스크린 인쇄기와 건조기 제작을 주로 한다.

이번 지분 재구조화가 기존 상장사인 넥스턴과 대호테크 등 3개사 합병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IPO를 거쳐 3개 기업별로 독자 상장할지, 혹은 기업 가치 상승을 통한 제3자 매각으로 이어질지는 이후 지켜볼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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