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받고 킹크랩 시연"…"상황에 따라 말바꾸기"

김경수 경남도지사 측과 '드루킹' 김동원 씨가 인터넷 여론조작 공모 여부를 놓고 치열한 진실 공방을 벌였다.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드루킹 사건' 관련 김 지사 5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드루킹 김 씨는 "김 지사에게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시연했다"고 거듭 주장한 반면 김 지사 측은 일관성도 신빙성도 없는 일방적 진술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드루킹은 2016년 11월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경기도 파주 사무실을 방문한 김 지사 앞에서 '킹크랩을 시연했느냐'는 특검 질문에 "당연하다"며 "이런 큰일을 하면서 정치인 허락 없이 감히 진행할 수 있느냐. 당연히 허락을 구했다"고 답했다.

드루킹은 또 '왜 김 지사 동의가 있어야 했나'는 김 지사 변호인 물음에도 "이런 사실이 밖으로 나가면 정권이 무너질 수도 있다. 그걸 어떻게 내 마음대로 진행하나"며 "김 지사가 최종 지시자가 맞다. 제가 킹크랩 작업으로 이득 본 게 있나. 더불어민주당이 이득 본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 지사는 이날 공판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드루킹 측이 일방적인 진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드루킹 측이 서로 입을 맞춘 정황이 드러났다"며 "명확히 밝혀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 변호인도 재판에서 "드루킹이 자신의 기억에 따라 진술하는 게 아니라 상황에 따라 본인이 설명할 수 있는 이유를 대면서 다른 대답을 한다"며 "필요하면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꾼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 지사 변호인은 반대 신문에서 드루킹 작성 노트에 경공모 회원들의 별명과 함께 '전할 말', '변호인 동석 없는 조사 거부', '묵비권' '모른다 아니다 처음 보는 것이다' 등이 적힌 경위를 따져 물었다.

드루킹은 이에 "방어권과 관련해 변호사에게 할 말을 적은 것"이라거나 "진술한 내용을 잊어버릴까 봐 적었다"고 설명하다 계속된 추궁에 "구체적 날짜나 자료를 제시하라. 유도 신문하지 말라"며 흥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검 역시 "드루킹이 경찰 조사 과정에서 사실과 다르게 일부 진술한 점은 인정하지만 법정에서는 사실대로 진술했다"며 "김 지사 변호인 측이 증언을 거부할 수밖에 없음에도 자꾸 추궁한다. 드루킹이 법정에서 거짓말 할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맞섰다. 김 지사는 이날 밤 11시 30분경 재판을 마치고 나가면서 "법정에서 증인 신문으로 모든 게 얘기된 거 같다. 재판부에서 알아서 잘 판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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