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연 연세대 교수 "엑스레이보다 피폭량 더 커" 지적

아파트 건축자재로 사용된 라돈 검출 화강암 대리석을 제거해야 할 이유가 또 있다. 암을 유발하는 감마선 때문이다.

조승연 연세대 라돈안전센터장(환경공학부 교수)은 <경남도민일보>와 통화에서 라돈 검출은 감마선 유출을 의미하고 이는 곧 방사능 외부피폭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감마선은 몸에 축적되면 세포를 파괴해 암을 유발하고 특히 어린이와 임산부에게는 위험한 방사선이다.

감마선의 위험성은 지난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 후 일본의 대처만 봐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일본은 핵발전소를 두꺼운 방호벽을 다중으로 덮어 감마선 유출을 막으려 했지만 투과성이 뛰어나 인근 지역에 영향을 끼쳤다.

조 센터장은 "화강석에서 나오는 라돈은 방호비닐 등으로 덮으면 기체가 차단된다. 하지만 감마선은 비닐을 뚫고 나와 소용이 없다. 화강암 위에 물건을 올려둔다면 피폭된 물건을 사용할 우려가 있고, 음식을 뒀다면 외부피폭 된 음식을 섭취하게 되는 꼴"이라며 "라돈은 환기를 통해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하지만 감마선은 환기를 통해 외부 공기를 유입해도 희석되지 않는 특징이 있어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조 센터장은 감마선은 엑스레이보다 훨씬 위험한 물질이라고도 했다. 특히 화장실과 같은 밀폐된 공간에 감마선이 유지됐을 때 밀폐된 공간에서 받는 엑스레이보다 인체에 주는 피해량은 훨씬 크다고 전했다. 그는 "햇빛에서 나오는 자외선도 위험하다고 인식하는데 정작 감마선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잘 모르니 위험하다고 인식을 못한다. 감마선은 인체를 직접 통과하기 때문에 외부피폭량이 큰 편"이라고 했다.

조 센터장은 유독 화강암에서 방사능 물질이 많이 나오는 이유에 대해 "마그마가 우라늄을 녹이고 녹았던 액체가 다시 고체화된 것이 화강암이다. 우라늄과 같은 물질을 머금고 있으니 자연발생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면서 "건축자재로 활용한 대리석에서 라돈이 발생한다면 치워버리는 게 가장 올바른 대처법"이라고 조언했다.

다중이용시설 라돈 기준치(4pci·피코큐리)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다. 조 센터장은 "4피코큐리는 148㏃(베크렐)로 쉽게 와 닿지 않는 수치다. 4피코큐리는 1년간 엑스레이를 50번 찍을 때 인체에 노출되는 방사능과 같은 수준이다. 기준치 이하라고 해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공동주택 기준 200㏃은 더 위험한 수치로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했다.

미국은 라돈 수치가 올라가면 휴교를 한다. 물론 우리나라도 교육부가 라돈을 관리하는 수치가 있으나 매우 높게 측정돼 있다. 우리나라는 학교가 휴교를 하려면 600㏃ 이상 돼야한다. 조 센터장은 "곡식에서 살충제가 나오고 수돗물에서 벤젠이 나오면 난리가 난다. 하지만 라돈은 그것보다 훨씬 더 위험한데 관리체계가 잡혀 있지 않다"며 "미국은 집을 사고팔 때도 라돈 수치를 확인한다"며 선진국과 같은 라돈관리체계 구축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