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갔다가 오는 길, 비가 좀 와서 꿉꿉하다. 언제나처럼 재건축 현수막들이 많이 걸려있다. 'OO아파트 재건축을 추진합니다.' 매일 봐와서 있는 것 같지도 않다.

사람들이 또 사무소 앞에 모여 있길래 궁금해서 둘러 보았다. '방해하시면 고소처리 됩니다'라는 글도 현수막에 붙어 있었다.

"아니, 왜 우리가 오래 살아 온 아파트를 재건축하노?"

"저 자슥들 다 돈 떼먹는 깁니다. 2억이 뭔 소립니까?"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의 말이 귀에 콕 콕 박혔다. 우리 엄마가 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 회원이라서 그런 것만 같다. 추진위원회는 가끔 모여 회의를 하는데 회의하고 오실 때마다 항상 10시 넘어서 오신다.

내 방에는 가끔 물도 천장에서 샌다. 위엣층하고 이야기도 해서 수리 아저씨도 불러 보고 했는데 이게 벽쪽에 습기가 차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아직도 방에 비 오는 날이면 물방울이 천장에서 똑똑 떨어진다. 그리고 태풍 치는 날은 '찌저적' 하는 소리가 나고 아파트가 흔들려서 무섭다. 최근에 학교에서 건물 붕괴의 조짐에 대해서 배운 것하고 증세가 비슷해서 더 더욱 무섭다.

매번 아파트 주민들끼리 다툼이 일어나는데 같은 이웃끼리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떤 분은 자기 자동차도 희생하여 재건축 반대를 하시는데 멀쩡했던 차가 부서져 있던 날도 있었다.

같은 아파트 사람끼리 제발 큰 다툼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빨리 재건축을 하여서 더 많은 갈등이 없었으면 좋겠다. 어른들은 아이들 보고는 싸우지 말라 하면서 왜 싸우는 걸까?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