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 검증 버틀러 영입
데이터팀 안목에 팬 환호
올해 '흑역사' 지울까 관심

'어떻게 데려온 거지', 'NC다이노스 클래스'.

지난 3일 NC가 새 외국인 투수 영입을 발표하자 쏟아진 야구팬 반응이다. '믿고 보는 엔런트(NC다이노스 프런트)'가 돌아온 셈이다.

NC는 이날 메이저리그 출신 에디 버틀러와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로 총 100만 달러 규모로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고 밝혔다. 올해 27세인 버틀러는 1m88, 81㎏의 체격을 가진 우완 투수다. 2012년 콜로라도 로키스에 1라운드 지명을 받은 버틀러는 이후 시카고 컵스, 텍사스 레인저스 등을 거쳤다. 버틀러는 올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었다.

2014년부터 꾸준히 빅리그 마운드에 오른 버틀러는 메이저리그 통산 79경기(선발 39경기) 263이닝을 소화하며 12승 22패 평균자책점 5.80을 남겼다. 올 시즌에는 시카고와 텍사스를 오가며 30경기에 중간계투로 등판, 2승 3패 평균자책점 5.62를 기록했다.

평균구속 151㎞에 이르는 빠른 공과 현역 빅리거라는 가치, 투심·체인지업·슬라이더·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 레퍼토리를 갖춘 버틀러는 벌써 '탈KBO급'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되는 등 경력 대부분을 풀타임 선발로 활약하고 승부 근성이 좋고 책임감이 강하다'는 NC 데이터팀 평가도 기대감을 드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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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의 새 외국인 투수 드류 루친스키(왼쪽)와 에디 버틀러 /연합뉴스

자연히 팬도 환호하고 있다. 팬들은 이번 영입과 관련해 '정말 내가 아는 에디 버틀러가 맞나', '대박사건', '내년엔 우승이다', '이게 말이 되나', 'NC가 칼을 뽑았다' 등 감탄과 반가움을 쏟아냈다. 특히 올 시즌 외국인 농사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한 NC와 프런트를 두고는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팬 말처럼 NC는 창단 이후 '외국인 영입 성공기'를 연이어 썼다. 1군 진입 첫해인 2013년부터 2015년까지 NC와 함께한 투수 찰리 쉬렉은 한국 무대 데뷔 첫해 11승 7패 평균자책점 2.48을 기록했다. 2014년에는 12승 8패 평균자책점 3.81을 남겼고 외국인 투수 첫 노히트노런을 작성하기도 했다.

2013~2017시즌 NC 소속으로 통산 56승 34패를 거둔 에릭 해커는 NC를 넘어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이름을 떨쳤다. 평균자책점은 3.52였고 3년 내리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기도 한 해커다.

스튜어트와 맨쉽도 준수했다. 2015년 찰리를 대신해 영입한 스튜어트는 2년간 20승 10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맨쉽은 지난해 12승 4패 평균자책점 3.67을 남겼다. 첫 외국인 타자 테임즈는 KBO리그 역사를 새로 썼다. 2015년 40홈런-40도루 클럽에 가입하며 최우수선수에 뽑히기도 한 테임즈는 이듬해에도 홈런왕(40홈런)에 오르며 '초대박 영입 사례'로 기억됐다.

하지만 올해 NC 성공기는 주춤했다. 1군과 2군을 오가는 등 시즌 초 부진한 베렛은 29경기 6승 10패 평균자책점 5.28을, 잦은 부상으로 신음하던 왕웨이중은 25경기 7승 10패 평균자책점 4.26으로 한 해를 마감했다. KBO리그 2년 차인 스크럭스마저 타율·출루율 등에서 모두 하락세를 보이며 부진했다.

사실상 흉작에 가까운 올해 NC 외국인 농사였지만 이번 버틀러 영입으로 반전 발판이 마련됐다. 물론 시즌을 시작하고 뚜껑을 열어봐야 하겠지만 당장 올해 실망감이 컸을 팬심이 기대와 신뢰로 바뀌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버틀러-루친스키로 이어지는, 150㎞대 외국인 선발 듀오를 완성한 NC의 '외인 성공기 제2장'이 이제 막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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