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일감 받으면 뭐하나 운영자금 없어 배 못 만들어"
대표들, 금융 조달 어려움 호소
산업부 관계자 정부 방안 설명도

"어렵게 RG(선수금 환급보증)를 받더라도 선수금 들어오면 다시 계좌를 은행이 관리하면서 자금이 묶인다. RG는 제작비의 80%로 발급되는데 이 돈은 배 만드는 데 다 들어가 운영자금이 있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배를 만들 수 없다." (이종열 EK중공업 대표이사)

지역 조선기자재 업체 대표들이 산업통상자원부와 경남도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경남도는 문승욱 경제부지사 주재로 5일 오후 4시 통영시청 회의실에서 도내 주요 조선기자재기업 대표, 주요 자금지원기관 지점장, 산업부와 통영시 관계자 등과 현장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최근 대형조선사의 수주 증가에도 낙수 효과가 1년 이상 소요되는 조선산업의 특성상 일감 부족과 금융경색으로 어려움을 겪는 조선기자재기업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지난 11월 22일 정부가 발표한 '조선업 활력제고 방안'의 현장 체감도를 높이기 위한 대책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특히 이날 간담회에는 이번 정부 방안 준비에 주요 역할을 했던 윤성혁 산업부 조선해양플랜트과장이 참석해 정부 방안의 이행계획 등을 설명하고, 조선기자재기업의 어려운 점을 들었다.

▲ 경남도 문승욱 경제부지사가 5일 오후 통영시청 회의실에서 도내 주요 조선기자재 기업 대표 등과 조선산업 활력제고 방안 모색을 위한 현장간담회를 하고 있다. /하청일 기자

이 자리서 업체 대표들은 RG발급 문제에서부터 조달청 관공선 입찰제도 문제점, 조선업 최저임금 문제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이상석 덕광중공업 대표이사는 "문재인 대통령도 밝혔듯이 정부가 조선업 빅 3에 지원하기보다는 중·소형조선소에 지원해야 한다. 대형조선소에서 1000명을 고용할 수 있는 돈이면 중·소형 조선소에서는 3000∼4000명을 쓸 수 있다. 이는 중소형조선소뿐만 아니라 대형조선소도 살리는 길"이라고 밝혔다.

문승욱 경제부지사는 "내년 하반기에는 도내 조선기자재 기업의 일감부족 문제가 다소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당장 일감을 확보해도 장기 불황에 따른 신용도 하락과 대출한도 초과 등으로 도내 조선기자재 기업이 금융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방안이 실질적으로 집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조선기자재 기업으로 이상석 덕광중공업 대표이사, 이종열 EK중공업 대표이사, 박기태 칸정공 대표이사, 이홍원 화영 대표이사, 최미영 한국야나세 전무이사, 임채욱 기득산업 전무가 참석했다. 이 밖에도 우지연 통영시 수산경제국장, 나영우 경남조선해양기자재협동조합 이사장, 엄정필 경남TP 조선해양센터장, 백광현 기업은행 통영지점장, 김동준 기술보증기금 진주지점장, 서주호 신용보증기금 통영지점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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