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예비후보로 출사표
여야 다자구도 양상 속
각 당 단일화 성사 '촉각'

내년 4월 3일 치러지는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4일 예비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6·13 지방선거 이후 10개월 만에, 2020년 총선을 1년 앞둔 시점에 치르는 선거다. 정의당·민중당 등 진보 정당은 권영길-노회찬을 잇고자 하고,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도 각자의 이유로 필승을 외친다. 1석의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오전 권민호(더불어민주당)·강기윤(자유한국당)·여영국(정의당)·손석형(민중당) 후보는 창원시 성산구선거관리위원회에 앞다퉈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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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사진부터) 권민호(더불어민주당) 강기윤(자유한국당) 여영국(정의당) 손석형(민중당) 예비후보가 4일 오전 창원시 성산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한 뒤 접수증을 들어보이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이번 선거는 지난 7월 노회찬(정의당) 의원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치러진다. 노 의원은 '드루킹 사건'(민주당원 인터넷 여론조작 사건) 김동원 씨 측근으로부터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돈을 받았지만 대가성은 없었다"는 유서를 남기고 생을 마감했다.

이런 측면에서 정의당은 이번 선거가 한국당의 정치공세로 만들어진 특검의 무분별한 수사로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을 강조한다.

최대 변수는 후보단일화 성사 여부다. '지리멸렬'한 듯했던 한국당의 지지율이 최근 다시 오르기 시작하면서 정의당·민중당 등은 물론 민주당까지 단일화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 양상은 민주당·정의당·민중당 단일화와 정의당·민중당 양당 단일화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상황에 따라서는 정의당·민중당 단일화 이후 민주당과 다시 단일화를 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성산구 내 도의원과 시의원 대부분 민주당이 차지한 점을 들어 국정과 도정, 시정을 뒷받침할 수 있는 국회의원을 선택해 달라는 전략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방선거 이후 바람을 탔던 민주당의 '세'가 빠지는 상황이라 '반자유한국당 연대'를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자유한국당은 '현 정권 심판론'과 '탈환론'을 앞세운다. 이 지역구 19대 의원이었던 강기윤 예비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이유다. 지역 정가에서는 조심스럽게 홍준표 전 대표 출마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이 경우 역풍도 예상된다. 한국당 후보로 홍 전 대표가 확정되면 '반자유한국당 연대', '홍준표 심판론'이 거세지면서 단일화에 탄력이 붙을 가능성도 있다.

강기윤 예비후보는 이에 대해 "누구라도 후보로 나올 수 있다. 다만, 후보를 선택하는 것은 당원과 국민의 몫"이라고 했다.

진보진영의 단일화 가능성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확인된다. 당시 손석형 통합진보당 후보가 4만 6924표(43.83%), 김창근 진보신당 후보가 7630표(7.12%)를 얻었고, 5만 2502표(49.04%)를 받은 강기윤 새누리당 후보가 승리를 차지했다.

고 노회찬 의원은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손석형 전 도의원과 민주노총 단일화, 허성무 전 더불어민주당 창원성산구지역위원장과 후보 단일화를 거쳐 4·13총선에 나서 승리했다.

진보진영 단일화와 관련해 정의당과 민중당은 원칙에는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여영국 예비후보는 지난 3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내년 보선은 지난 총선과 다르다. 당시는 보수정당 후보와 그렇지 않은 후보의 사실상 1 대 1 구도였지만 지금은 다자구도다. 때문에 진보진영 단일화가 결정적 요소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정의당은 노 의원의 빈자리를 채우고자 가능한 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선거에 임한다는 방침이다.

단일화를 위해 최근 출범한 경남진보원탁회의의 행보도 주목된다. 이 기구에서 민주당을 포함한 단일화로 가느냐, 정의당과 민중당 단일화 이후에 민주당과의 단일화를 진행하는냐 등 여러 변수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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