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컹, 득점왕·베스트11·MVP
2부리그 3관왕 이어 1부도 제패
농구선수 뛰다 우연히 축구입문
작년 한국행 '성공신화'진행 중

트와이스는 오지 않았다. 경남FC 주포 말컹이 득점왕을 차지하면 연말 시상식에 트와이스를 불러주겠다는 구단 관계자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지만 말컹은 득점왕과 K리그1 MVP, 베스트 11 공격수 부문을 차지했다.

말컹은 3일 오후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어워드 2018에서 전북 이용을 제치고 K리그1 최고 선수로 뽑혔다. 말컹은 올 시즌 31경기에 출전해 26골과 5도움 등 31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경남의 리그 준우승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에 1등 공신 구실을 했다. 말컹은 득점왕과 함께 베스트 11에도 뽑혀 지난해 K리그 챌린지(현 K리그2) 3관왕에 이어 1부 리그에서도 3관왕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금까지 한국 프로축구사에서 2부리그에 이어 1부리그까지 잇따라 3관왕을 차지한 선수는 말컹이 유일하다. 대구 조나탄이 2015년 2부리그 MVP와 득점왕, 베스트11 3관왕을 차지했고, 2017년 1부리그 득점왕과 베스트11에 선정된 적은 있지만 1부리그 3관왕이 아닌 데다, 승격 첫해 성과가 아니라 1년을 건너뛴 것이어서 말컹의 기록은 새 역사가 됐다.

▲ 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8 KEB하나은행 K리그 대상 시상식. K리그1(1부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경남FC 말컹이 눈물을 흘리며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농구선수를 희망했던 말컹은 경남에 와서 2년 만에 K리그에 강력한 인상을 남겼지만 그간 수많은 화제를 몰고 다니기도 했다. 농구선수로 뛰던 중 17살 때인 2011년 '동네 친구들 축구 경기를 하는데 선수가 모자란다'는 얘기를 듣고 참가한 경기가 브라질 4부리그 이투아누FC U-17 공개테스트였고 여기서 축구를 시작했다.

부모가 이혼해 어머니와 함께 살던 말컹은 어머니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월급 10만 원에 계약하고 축구선수로 출발했다. 하지만 이렇다 할 활약은 없었는데 2016년 경남 스카우트 눈에 띄면서 경남으로 임대 이적했다. 당시 이투아누 구단주는 경남에 말컹을 무상으로 이적해주면서 "말컹을 절대 혼자 두지 말아라"고 조언했는데, 경남은 말컹이 외로움을 타지 않게 여러모로 신경을 썼다. 2017시즌을 마치고 중국 등에서 이적 제안이 왔지만 김종부 감독, 경남과 의리를 내세우며 잔류해 또 다른 감동을 주기도 했다.

2부리그 3관왕을 차지한 말컹이지만 1부리그에서 통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말컹은 리그 개막전인 상주상무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고 퇴장당하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말컹은 경남이 리그 개막 4연승을 달리는 동안 큰 역할을 했다. 6월 월드컵 휴식기를 앞두고 부상으로 큰 걱정을 샀지만 한 달 보름여 브라질에서 재활에 힘써 완벽한 몸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말컹에게는 또 다른 시련이 닥쳐왔다. 아내와 불화설이 불거진 데다 어머니의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심적으로 굉장히 힘들어했던 말컹은 한동안 방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김 감독의 각별한 관심과 브라질 출신 동료 네게바, 파울링요가 있었고 후반기 경남에 합류한 하파엘 카베나기 피지컬코치의 보살핌이 있었다. 가을에는 브라질에 머물던 아내도 한국으로 와 말컹과 결합하면서 위기를 극복해냈다.

이제 말컹은 중국과 중동 등에서 강력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적이 성사된다면 경남 구단으로서는 최대의 이적료를 벌게 되고 말컹도 월 10만 원 수익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연봉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말컹이 빠진 경남으로서는 내년 리그와 ACL 운영에 비상이 걸렸지만, 떠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낼 수 있을 만큼 큰 발자취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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