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 유리가 따뜻한 온기를 품었다.

화려한 문양이 덧입혀져 감각적인 색감과 디자인이 돋보인다.

침대, 소파, 매트를 비롯해 벤치와 의자에도 접목해 실용성마저 갖췄다.

이른바 신개념 탄소나노튜브(CNT: Carbon Nano Tube) 발열체인 '면상발열체' 제품이다.

함안 넥스트원·뷰가 개발한 신개념 면상발열체는 유리산업에 나노융합기술을 접목했다.

넥스트원·뷰는 나노 혁신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지역 기업이다.

나노 혁신기술을 앞세운 제품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 선점에 나선 고인선(53) 대표를 만나 신개념 면상발열체 사업 등에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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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인선 넥스트원·뷰 대표./문정민 기자
 

차세대 신소재 탄소나노튜브

Q. 탄소나노튜브(CNT)란 단어가 어렵게 느껴지는데요. 어떤 물질인지 간략하게 설명해주세요.

"나노 소재인 탄소나노튜브는 구리와 전기전도도가 비슷하고 열전도율은 다이아몬드와 같습니다. 강도는 강철보다 100배 뛰어납니다. 전기·기계적 특성도 우수해 2차 전지, 차세대 반도체, 자동차 부품, 항공기 동체 등에 폭넓게 사용됩니다. '인류를 바꿀 10대 물질'에 포함돼 있지만 '정복하기 어려운 10대 물질'로 분류되기도 하죠. 대기업 중심으로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지만 그 성과가 최근에야 나타날 만큼 밝혀내기 어려운 신소재입니다."

Q. 이러한 탄소나노튜브를 활용한 신개념 면상발열체란 무엇인가요.

"머리카락 굵기의 2500분의 1수준인 200㎛ 크기의 초미립 탄소나노튜브를 유리 표면에 직접 분사해 고착시킨 후 전기를 흘려 원자 간 충돌로 열을 내는 거죠. 면상발열체는 전기장판처럼 전기선으로 열을 내는 방식을 벗어난 것입니다. 기존의 열선발열체는 열선이 없는 부분까지 따뜻하게 데워야 하는 데, 이 과정에서 열손실이 발생하고 불균일한 온도 분포를 나타내기도 하죠. 하지만 면상발열체는 같은 온도로 넓은 면적을 한 번에 발열하기 때문에 열 손실에 대한 걱정이 없습니다."

Q. 신개념 면상발열체 특징을 꼽는다면 뭐가 있을까요.

"가장 큰 특징은 전기효율을 30% 이상 높이고,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해 전자파를 90% 이상 차단했다는 것입니다. 완벽에 가까운 친환경적 성격을 띠었다고 할 수 있죠. 화재나 단선, 다락, 과열 등 기존 전기선에서 나타나는 문제점도 보완했습니다. 전기적 안정성을 높여 누전이나 감전 등의 위험성도 낮췄습니다. 이러한 장점을 활용해 기존 실내장식과 건축 분야에 접목하거나 대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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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소나노튜브 면상발열체를 응용한 침대 매트. /문정민 기자

특색 있는 상품으로 소비자의 감성에 접근

Q. 유리에 나노기술을 융합해 탄생한 제품을 소개해주세요.

"대표적으로 침대, 보료, 소파, 매트, 창호 등이 있습니다. 소비자 제품으로 개발된 세라믹 침대와 소파는 일부 돌침대·흙 침대에서 지적된 라돈, 전자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친환경 제품으로 건강한 생활을 보장합니다. 특히 디자인 기능이 강화된 발열 유리는 건축자재의 새로운 개념으로 접근해 인테리어 시장에서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현재 건물 외벽으로 유리를 많이 사용하는 추세지만, 색유리·필름으로 디자인하는 수준에 지나지 않습니다. 넥스트원·뷰가 개발한 투명 발열 유리는 세라믹 프린팅을 통해 탈·변색을 방지합니다. 이를 활용해 한층 특색이 강한 인테리어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실내에는 벽에 포인트를 주는 실내장식으로, 큰 면적으로도 제작할 수 있습니다. 실용적이고 기능적인 가치 외에도 다양한 디자인을 입혀 소비자 감성을 만족하게 하고 있습니다. 제품의 가치는 특별함에서 묻어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미술가 작품을 제품에 입혀 미적 기능을 높였습니다. 일종의 콜라보레이션이라고 할 수 있죠. 이외에도 아기 요람, 팻하우스, 열대야 수족관 등 여러 가지 제품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Q. 시장에서 이미 좋은 반응을 얻는 제품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 기술을 적용해 나노 탄소 면상 발열의자는 현재 김해, 창원, 사천, 의령 등 도내 5개 지자체를 비롯해 서울 서초·송파구와 부산 북구, 충북 진천군 등 전국 20여 개 지자체 버스 정류장에 설치·운용 중입니다. 서울 서초구에서 올 초 50~60개 제품을 공급했고, 이달까지 버스정류장 136곳 설치를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타이머 설정으로 첫 버스부터 마지막 버스 운행시간까지 따뜻하게 의자에 앉아서 버스를 기다릴 수 있다. 이중 안전 강화유리로 제작돼 겨울철에는 난방 효과, 여름철에는 냉방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주민들에게 더욱 나은 교통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버스승강장이 특별한 쉼터로서 역할을 하게끔 합니다. 전국 지자체에서 발열 의자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Q. 국외 시장에도 진출하며 성장세를 늘려가고 있다고요.

"지난 9월 본사에서 미국 텍사스의 건축외장재 제조·유통전문업체인 탐린(TAMLYN)과 양해각서를 체결해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습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앞으로 5년간 500억 원 규모의 발열 창호·건축 외장재를 미국 건축시장에 선보입니다. 한국의 나노융합기술이 접목된 친환경 복합건축자재가 본격적으로 공급될 예정입니다. 그들이 특히 관심을 보이는 부분은 한국 전통의 구들장을 구현한 보료와 벽 난방입니다. 미국 외에도 일본과 중국, 유럽 기업에서 표본요청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탄소나노튜브 소재와 관련해 공동개발과 공급계약 협의를 타진하는 국외 선진기업들이 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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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정류장에 설치 운용 중인 나노 탄소 면상 발열의자.
 

끊임없는 연구개발이 성장 비결

Q. 중소기업에서 이러한 신개념 제품을 개발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요. 개발 과정이 궁금합니다.

"넥스트원·뷰는 산업용 차량 특수유리, 중장비 유리 등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대광특수유리공업이 모태입니다. 2013년 넥스트원·뷰로 법인 전환하면서 유리만 만드는 딱딱한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게 됐습니다. 고정된 틀을 벗어나는 데 중점을 뒀죠. 다른 시각에서 봤을 때 바뀌는 게 많습니다. 생각의 전환과 수년간 걸친 연구개발 끝에 나노융합 제품을 탄생시켰습니다. 연구·개발 비용만 100억 원 가까이 투자했습니다. 매출 대부분을 연구개발에 투자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자체 연구소와 설립하고 생선 시설을 확대하는 등 새로운 기술 개발하는 데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강화유리와 나노 탄소를 융합한 원천기술 특허도 10개 넘게 획득했습니다."

Q. 사무실 풍경이 특이하고 기발한 제품도 많은 것 같습니다. 아이디어를 얻고자 특별히 노력하는 부분이 있나요.

"가구, 오토바이 등 빈티지 디자인 사이트를 종일 들여다봅니다. 디자인 쪽으로도 영감을 얻고, 여러 가지 조합할 만한 아이디어를 모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제조업체 사무실 느낌 대신 신선한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했습니다. 발열 창문에 창호를 입혀 회사가 좀 더 융성해지라는 의미로 산 모양으로 창문을 꾸몄고요. 제 느낌대로 피아노 건반 모양을 내기도 했습니다. 천장과 벽면, 창틀은 편백나무로 채우고 고전적이면서도 현대적인 가구를 들여 현대와 고전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느낌을 내려고 했습니다. 혹시 인테리어 사업자들이 방문했을 때 조금이나마 회사와 제품 이미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까 해서요. 시장의 다각화 측면에서 만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대표를 맡은 지 3년이 지났는데 그간 실적은 어떻게 되나요.

"업체를 인수하고 나서 조금씩 성장했습니다. 매년 10% 이상 매출을 올렸습니다. 인수하기 직전과 비교한다면 매출이 50% 가까이 성장했습니다. 지난해에는 매출 55억 원을 올렸고, 올해 목표인 75억 원도 무난히 달성할 것 같습니다. 내년에는 100억 원 매출을 목표로 삼고 있는데, 사실 그보다 더 많은 실적을 올리면 좋겠죠."

Q. 사업 전망과 앞으로 세우는 또 다른 계획이 있는지요.

"넥스트원·뷰는 국외에서 수입한 프린팅 기계와 잉크를 통해 여러 이미지를 그래픽 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습니다. 그래서 소비자가 원하는 이미지를 자유자재로 제작할 수 있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발열체를 응용한 제품은 건식 찜질방과 좌식용 매트에서부터 자동차와 고속열차, 중장비 발열 창문 등 기존 산업 분야에 접목할 수 있어 활용 분야는 무궁무진합니다. 2020년 나노융합 시장 규모가 3조 달러로 추정되는데, 얼마나 산업화로 연결하느냐가 세계 나노융합시장을 선점하게 될 경쟁력이 될 것 같습니다. 현재 제품을 알리고자 전시·체험 매장을 여러모로 알아보고 있습니다. 회사가 성장하면 가장 먼저 직원 복지부터 바꾸고 싶습니다. 수익 창출하면 직원들한테 많이 돌려주는 회사가 가장 이상적이지 않겠습니까. 직원들이 폼 나게 회사를 다니는 게, 회사 대표인 제가 폼 나는 길일 테니깐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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