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 정의하자면 시민을 대표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사무를 심의, 의결하는 시의회의 구성원이다.

시의원은 각종 조례를 만들고, 고치기도 하며 행정사무감사 등으로 지자체를 감시·견제하기도 한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창원시의원 중 눈에 띄는 사람이 있다. 바로 전홍표(41) 창원시의원이다.

전 의원은 도시환경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환경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를 만나 인간 전홍표, 환경전문가 전홍표, 정치인 전홍표를 알아봤다.

 

자연과 함께했던 어린 시절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창원시의회에 도착했다. 전화를 걸자 전 의원은 "민원처리 때문에 외부에 나와 있다. 잠시만 기다려 달라"며 양해를 구해왔다. 의원실 문을 열고 들어가 인터뷰 준비를 했다. 잠시 후 전 의원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급히 뛰어왔는지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잠시 담소를 나눈 후 본격적인 인터뷰를 시작했다.

"어렸을 적 고향이 반은 농촌, 반은 어촌이었습니다. 농번기에는 농사일을 해야 했고 농한기 때는 바다일도 해야 했어요.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동식물, 바다생물을 접할 수 있었죠. 부모님은 많이 바쁘셨지만 저는 자연스럽게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전 의원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진학했다. 우연한 기회로 영화동아리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평생의 반려자를 만나게 된다.

"2학년이 되면 영상과 관련된 작품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저는 뮤직비디오를 찍게 됐습니다. 뮤직비디오에 저는 감독을, 신입생이었던 아내는 배우로 출연했어요. 그때부터 호감이 생겨 연애를 시작했고 결혼까지 하게 됐죠."

대학교를 졸업한 전 의원은 곧바로 석사과정에 들어갔다. 거기다 경남대학교 환경문제연구소 연구원 생활도 함께했다. 이후 모은 돈과 함께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

"전공 분야에 대한 공부를 좀 더 하고 싶어 석사과정에 지원했죠. 환경문제연구소 연구원 생활도 했습니다. 연구원 생활은 한 3년 정도 했습니다. 그 후 워킹홀리데이로 호주를 다녀왔습니다. 여행을 가거나 견문을 넓힐 수 있는 시간이 지금 말고는 없겠다는 판단에서였죠. 몇 년 후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때 당시에 마산만이 전국에서 가장 오염된 바다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특별관리해역으로 지정이 됐었죠. 정부에서도 마산만을 살리는 일에 돌입했습니다. 저는 국토해양부 소속 '마산만 특별관리해역 민관산학협의회'라는 단체에 소속돼 마산만을 살리는 일을 쭉 했습니다."

전 의원은 지난 2013년 경남대학교 대학원 도시환경공학과 박사 학위도 취득했다.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유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석사과정 중에 끝내지 못한 연구를 계속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제 꿈 중에 한 개가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지역에서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대학교수가 정말 하고 싶었어요. 기본적인 조건이 학위과정이었기 때문에 박사 학위에 도전했죠. 2003년도에 시작을 했으니까 10년이 걸렸네요."

20181111010211.jpeg
▲ 더불어민주당 성산구 청년위원회·대학생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한 전 의원. / 전홍표 의원

환경전문가에서 창원시의원으로

환경전문가로 쭉 활동했던 전 의원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이 무엇일까? 전 의원은 '마산해양신도시 매립 과정'을 지켜본 게 계기라고 했다.

"'마산해양신도시 매립 과정'을 보고 생각을 굳혔습니다. 바다를 살리기 위해서는 주민들도 잘해야 하고 시 행정도 뒷받침돼야 하고 정부 정책도 잘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마산해양신도시 매립은 해양 수질에도 전혀 도움이 안 됐죠. 거기다 땅을 막아서 아파트를 짓게 되면 땅의 효용 가치가 떨어짐은 물론이고 환경적인 피해도 동반하죠. 그런데 이 문제를 정치권에서 결정해버리더라고요. 그걸 지켜보고 이러한 정치 구도는 바꿔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전 의원은 지난 6·13 지방선거 창원시의원 아 선거구(현·가포·월영·문화·반월·중앙동)에 출마해 당선됐다. 창원시의원에 도전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마산YMCA, 마창진환경운동엽합 등 지역에서 NGO(지역·국가·국제적으로 조직된 자발적인 비영리 시민단체) 활동을 많이 했습니다. 창원에 관해서는 누구보다 자신이 있었죠. 또 창원시에서 추진하는 환경 관련 정책 중 바꾸고 싶은 것도 몇 가지 있었습니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대한민국도 예외는 아니다. 정부는 지난 8월부터 카페 매장 내에서 일회용 컵 사용을 규제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머그컵 세척 때문에 세제 사용이 증가해 환경오염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다.

"우선 세제 사용의 증가로 환경이 더 오염된다는 생각은 안 하셔도 됩니다. 카페에서 세척을 하는 물은 국가가 정해주는 표준 기술에 의해 하수종말처리장을 거쳐 다시 자연으로 돌아갑니다. 다 쓴 일회용 컵은 대부분 불에 태웁니다. 재활용이 안 되기 때문이죠. 이 소각 처리는 어디서 할까요? 바로 중국입니다. 문제는 소각처리하면서 나오는 미세먼지가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넘어옵니다. 악순환의 반복이죠. 그렇기 때문에 조금 귀찮더라도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야 해요. 다음 세대에게 좋은 환경의 나라를 물려줘야죠. 또 그런 정책을 만드는 게 올바른 정치의 방향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저도 사무실에 일회용 컵을 다 치우고 머그컵을 비치해 뒀습니다. 처음에는 낯섭니다. 귀찮기도 하죠. 몸에 익으면 자연스럽게 삶의 일부분이 됩니다. 지금은 계도기간이라고 생각해요."

전 의원은 창원시의원에 당선된 지 100일이 조금 넘었다. 이제 '몸풀기'를 끝내고 '본게임'에 들어갈 시간이다. 앞으로 어떤 활동들을 기획하고 있는지 물었다.

"100일 동안 여러 가지 민원을 해결했습니다. 물론 이것도 중요한 일이죠. 그렇지만 더 많은 시민이 혜택을 볼 수 있는, 나아가 창원시 전체가 건강해질 수 있는 다양한 조례를 만들고 싶어요. 예를 들어 지난번에 '라돈'이라는 물질이 문제가 됐지 않습니까? 라돈이 새롭게 나타난 게 아니라 위험하다고 기존에 알려져 있던 물질입니다. 우리가 신경을 못 썼던 거죠. 이제부터 아파트 준공검사를 할 때 라돈에 대한 안정성 확인을 해야 건축·매매가 가능하도록 하는 조례를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20181111010212.jpeg
▲ 선거 유세 중인 전홍표 창원시의원. / 전홍표 의원
 

SNS 통한 소통

전 의원은 과거부터 SNS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본인의 의정활동을 올리기도 하고 시민들과 안부를 주고받기도 한다. 바쁜 일정에도 SNS 활동을 이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 의원은 그 이유로 '소통'을 꼽았다.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요. 오프라인으로는 한계가 있잖아요. 그러다 찾게 된 게 SNS였죠. '나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런 가치가 중요하다'는 걸 알리고 싶어요. 반대로 타인이 살아가는 방식, 환경 등도 쉽게 접할 수 있죠. SNS 활동은 앞으로도 계속해 나갈 생각입니다."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SNS를 살펴봤다. 전 의원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역 청년들과 찍은 사진과 함께 "청년의 상황을 제대로 대변해 줄, 직접 정치인의 길을 택하는 청년 정치인이 많이 나와야 할 시대가 되었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정치는 편익입니다. 아무리 정치를 하고 싶어도 당선이 안 되면 무용지물입니다. 지난번 총선을 보면 투표율이 20~30대는 저조한 반면 70~80대는 약 70%에 육박했습니다. 정치인들은 당연히 투표를 열심히 하는 계층의 정책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죠. 그래서 투표율이 중요한 것인데요.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바로 청년들 스스로가 정치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헬조선', '욜로'라는 단어들이 보여주듯 요즘 청년들은 너무 힘든 삶을 살고 있잖아요. 이런 세상을 바꾸고 싶으면 청년들이 직접 나서서 바꿔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그의 '정치 철학'이 궁금했다.

"군림하지 않고 복종하지 않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정치인이 되고 싶습니다. 사실 정치라는 게 100명의 의견을 다 맞출 수는 없습니다.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면 그에 따른 의견이 있고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죠. 그 갈등을 쉽고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합리적인 대안' 또는 '민주적인 가치'를 우선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청년들이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전 의원은 '초선 의원'이다. 임기가 끝난 후 재선에 도전할 생각인지, 환경전문가로 돌아갈 생각인지 궁금했다. 전 의원은 일말의 고민도 없이 정치인의 삶을 살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치를 시작할 때 이제부터는 '전업 정치인'으로 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길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시민들의 선택이 필요하죠. 우선 다음은 생각하지 않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다음 선거에 출마해서 당선이 되면 또 열심히 하는 거죠. 묵묵히 걷다 보면 제 진심이 시민들에게 전해지리라 생각합니다."

전 의원이 좋아하는 문구가 있다. 바로 '하루를 살아도 당당한 산맥처럼'이다. 자신의 SNS에도 위와 같은 글귀를 올려뒀다. 단순한 의미는 아닐 것이라 생각했다.

"어렸을 때부터 항상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는 메시지입니다. 하루를 끝내고 눈을 감을 때 항상 이 문장을 떠올립니다. 부끄러운 사람은 되기 싫습니다. 스스로에게 당당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어요."

인터뷰는 끝이 났다. 늦은 오후였지만 전 의원은 다음 일정을 위해 급히 몸을 일으켰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다. 잠시 고민을 하던 전 의원은 한 번 더 '청년들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를 강조했다.

"앞서 말했지만 청년들이 정치에 많이 참여를 했으면 좋겠어요.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세상이 빨리 변할 수 있어요. 앞으로 청년들이 살아갈 세상이잖아요."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