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1)

딸에게 아쉬우면 자기를 찾다가

아쉬울 게 없으면 험담하고 따돌리는

괘씸한 아이 얘기를 들었어

친구가 늘 아쉬운 딸은 모질게 선을 긋지 못하더군.

아주 끙끙 앓았다고 했어.

이럴 때는 딸이 엄마만큼 강하고 단호하면 좋겠는데.

"너 친구가 되고 싶어 장난감이 되고 싶어?"

"친구요."

"필요할 때 찾고 필요 없을 때 홀대하면 그게 친구야, 장난감이야?"

"장난감이요."

"아빠는 예지가 누구에게나 좋은 친구가 되는 걸 바라지 누구 장난감이 되는 것은 바라지 않아."

잠깐 다부지게 바뀐 표정을 아내가 봤는지 모르겠어.

당장은 쉽지 않겠지만 앞으로 잘 대응하면 좋겠네.

그게 또 성장이고.

 

친구(2)

딸은 홀로 자라 외롭고 천성이 모질지 못한 데다

속을 쉽게 드러내지 않기에

친구 관계가 늘 어려운 편이야.

친구 마음이 제 마음 같지 않고

제 마음이 또 친구 마음 같지 않겠지.

"아빠, 어떤 친구가 좋은 친구야?"

"너에게 잘해주는 친구가 아니라 네가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친구.

주저 없는 답에 놀랐을까?

뭐 나도 가끔 스스로 놀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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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서동진 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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