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출신 100만 달러 계약
다양한 구종·제구도 안정
이닝 소화력이 성공 관건

NC다이노스가 새 외국인 투수 드류 루친스키(Drew Rucinski·30)를 품었다.

NC는 지난달 30일 "메이저리그 투수 루친스키와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 등 총 100만 달러 규모로 계약했다"고 밝혔다.

올해 30세인 루친스키는 188cm, 86㎏ 체격의 오른손 정통파 투수다. 평균 구속 148㎞의 직구와 커터, 스플리터,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고루 던진다.

오하이오 주립대를 졸업하고 2011년 프로에 뛰어든 루친스키는 2014년 7월 LA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그해 루친스키는 메이저리그에서 불펜투수로 뛰며 3경기 7.1이닝 평균자책점 4.19를 기록, 시즌이 끝난 후 팀의 20번째 유망주로 평가받기도 했다.

이듬해 루친스키는 메이저리그와 트리플A를 오가며 26경기 110.1이닝을 소화했다. 기록은 메이저리그 4경기 2패 평균자책점 7.71, 트리플A 5승 7패 평균자책점 5.69였다.

2016년 루친스키는 시카고 화이트삭스 트리플A로 팀을 옮겨 프로 생활을 이어갔다. 트리플A에서 선발로 28경기 155이닝을 뛰며 7승 15패 평균자책점 5.92를 남긴 루친스키였으나 홈런·안타를 자주 허용하며 메이저리그 부름을 받진 못했다.

2017시즌 미네소타 트윈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며 재도약에 나선 루친스키는 트리플A에서 37경기 63이닝을 뛰며 평균자책점 2.57을 남겼다. 특히 직구 구속이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메이저리그 등판(2경기 4.1이닝) 기회를 얻기도 했다.

▲ MLB 마이애미에서 불펜 투수로 뛴 루친스키. /연합뉴스

올해 상황은 지난해와 비슷하면서 또 달랐다. 올 시즌 마이애미 말린스와 계약을 맺고 프로생활을 이어나간 루친스키는 트리플A에서 14경기 25이닝 평균자책점 2.88로 좋은 모습을 보이며 6월 3일 메이저리그에 다시 입성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루친스키는 32경기에 나와 35.1이닝을 던졌다. 성적은 4승 2패 평균자책점 4.33. 2014시즌 3경기, 2015시즌 4경기, 2017시즌 2경기만 빅리그에 나섰던 것에 비하면 큰 도약을 이룬 셈이었다. 볼넷을 13개만 허용하고 2017년 장착한 커터가 자리를 잡은 모습도 돋보였다.

올해 FA 자격을 얻기까지 루친스키는 메이저리그에서 41경기 4승 4패 평균자책점 5.33, 마이너리그에서 156경기 30승 36패 평균자책점 4.21을 남겼다. 최근 성적이 눈에 띌 정도로 좋진 않으나 선발과 중간계투를 오가며 스스로 변화·발전을 이끌어냈다는 점은 눈에 띈다.

'매년 구속이 오르고 있고, 제구와 경기운영 등에서도 안정감을 더해가는 선수'라는 NC의 평가도 이를 잘 보여준다.

물론 우려가 되는 지점도 있다. 한 경기에서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않은 기록은 '이닝이터' 자질에 의문을 품게 한다. 루친스키는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35.1이닝을 던졌지만 한 경기 최다 이닝은 3이닝에 불과했다. 왕웨이중과 로건 베렛이 긴 이닝을 책임져 주지 못하면서 맞닥뜨린, 올해 NC의 아픔이 떠오르는 지점이다.

그럼에도 루친스키가 2014~2016년 마이너리그에서 오롯이 선발로만 76경기를 소화했다는 점에서는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완급 조절이 필요한 선발이기에 평균 구속이 떨어질 수 있으나 다양한 변화구로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도 한국 무대 연착륙을 바라보게 한다. 비교적 볼넷이 적은 투구 내용과 최근 상승세 등도 루친스키 등판을 주목하게 한다.

올 시즌 NC는 분명히 외국인 농사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한 번의 실수로 지난 몇 년간 NC가 보여준 선수 검증 능력을 마냥 깎아내릴 순 없다.

루친스키가 '믿고 봤던 엔런트' 자존심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을까.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NC에는 또 어떤 날개를 달아줄까. 루친스키는 내년 2월 애리조나 투손에서 시작하는 팀 훈련에 참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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