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개 - 악양농협 이어 남거창 - 신원농협도 절차 추진
중앙회, 내년 3월 동시조합장선거 앞두고 독려·지원

경남지역 영세 단위 농협들이 '합병을 통한 살길 모색'에 다시 잰걸음을 옮기고 있다.

2일 경남농협에 따르면, 하동지역 화개농협·악양농협은 내년 3월 '(가칭)화개악양농협'으로 새출발 한다.

화개농협·악양농협은 지난달 1일 '합병 가계약'을 체결했고, 지난달 29일 각각 조합원 총회를 열어 이를 의결했다. 조합원 투표 결과를 보면, 화개농협은 1345명 가운데 1030명이 투표에 참여해 63.5%인 654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악양농협은 조합원 1501명 가운데 1154명이 투표에 참여, 80.59%인 930명이 찬성해 합병을 의결했다.

두 농협은 앞으로 '합병 공고' '채권자 보호 절차' 등을 이행하게 된다. 이후 내년 2월 농림축산식품부에 합병 인가를 신청하고, 3월 합병등기 절차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총 조합원 2800여 명, 총자산 1950억 원 규모의 '(가칭)화개악양농협'이 탄생한다.

이런 가운데 거창지역 남거창농협·신원농협도 오는 12일 합병 찬반투표를 진행하는 등 도내 '농협 합병'이 속도를 내고 있다.

농협 통합 배경은 '규모 영세성에 따른 협동조합 역할 한계'에 따른 것이다. 영세 단위 농협들은 합병을 통해 △규모 확대로 대외 경쟁력 확보 △업무 통합에 따른 여유 인력의 조합원 지원 업무 집중 △농자재·생활물자 대량 구매 가능 △공통 경비 절감 효과 등을 노리고 있다.

경남농협 관계자는 "농업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규모의 경제로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농축협 합병이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영세 농협 간 합병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경남농협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2년 이후 지금까지 도내 54개 농협이 합병에 참여해 26개로 축소·재정비됐다. 특히 지난 2005년에는 창녕농협·대지농협·고암농협이 '창녕농협'으로, 2006년에는 고현농협·설천농협·서면농협이 '새남해농협'으로 재탄생하는 등 세 곳이 하나로 합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영세 농협 조합장들은 합병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소극적인 자세를 나타냈다. 두 곳이 합쳐지면 한 조합장은 직을 양보해야만 하는데, 어렵게 따낸 선출직 자리를 내놓는다는 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라는 것이다. 도내 한 조합장은 "내가 양보하겠다고 먼저 나설 조합장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말로 분위기를 대신했다.

이 때문에 농협중앙회는 새 조합장을 뽑는 내년 3월 13일 '제2회 동시 조합장 선거' 이전까지를 합병 최적기로 보고 독려해 온 바 있다.

농협중앙회는 이번에 새로 탄생하는 '화개악양농협'에 시너지 창출·조기 경영안정을 위한 무이자 자금 280여억 원(정부지원금 20억 원 포함)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종합컨설팅을 통한 장기발전 청사진을 제시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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