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고추장 직접 만들어보고
지역설화·인물 담은 뮤지컬 공연
학생·교사, 자전거 여행길 동행
기부·위문 '이웃 위한 온정'펼쳐

나무 사이 그네, 고무줄로 만든 거미줄 등 학생들이 직접 놀이터를 만들면, 그 공간에서 재미는 배가 됩니다. 지역의 역사를 뮤지컬로 공연하는 학생들은 준비 과정에서 같이 아픔을 느끼고, 지역사회 미래를 좀 더 고민할 겁니다. 경찰을 꿈꾸는 고등학생들은 한국전쟁 참전 유공자를 찾아 낮은 곳을 살피는 시각을 키워가고 있네요. 11월도 학교에서 다양한 꿈과 희망이 한 뼘 더 자랐습니다.

▲ 김해 대진초 학생들이 직접 만들어본 놀이터.

▲ 김해 대진초 학생들이 직접 만들어본 놀이터.
◇김해 대진초교 "우리가 만들어야 우리 놀이터죠"

1학년은 사방치기 등 바닥그림 놀이판을 그려서 놀고, 2학년은 얼기설기 고무줄을 쳐놓고 통과하는 거미줄 놀이터를 만들었다. 3학년은 아슬아슬 줄다리를, 4학년은 나무 사이 줄 그네, 6학년은 집라인을 설치했다.

김해 대진초등학교는 지난 20일 프로젝트형 교과통합 진로교육 수업나눔과 대진온 배움터를 연계한 놀이 시간을 마련했다. 고학년은 구조 목으로 연결하거나 쌓아서 '통과하기 놀이터'를 만들었고, 드릴과 나사못을 활용해 고정하는 등 도구를 다루는 학습도 자연스럽게 했다. 2학년 한 학생은 "형들이 만들어 준 나무와 줄다리에서 오르락내리락 걸으니 몸이 흔들려 무서웠지만 정말 재밌는 기구"라고 소감을 밝혔다.

"놀이터 만들기는 서로 관계를 만들고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는 연습을 하는 계기가 됩니다. 여러 곳에서 힘을 보태면 학교 놀이터가 마을 놀이터로 이어지고 확장할 수 있다고 기대합니다."(노동현 교장)

▲ 사천 대방초교가 마련한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이 함께하는 매실 고추장 만들기' 체험 행사.

◇사천 대방초교 "매콤 달콤한 매실 고추장 맛있어요"

경남도교육청이 지원하는 '전통 장류체험학교'에 선정된 사천 대방초교는 지난 22일 4학년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이 함께하는 '매실 고추장 만들기' 체험 행사를 했다.

대방초교는 매년 고추장 담그기를 해왔다. 올해는 농촌진흥청 교육농장 대표를 초빙해 고추장 유래와 우리 농산물 우수성에 대한 강의를 진행했다.

"GMO(유전자변형 농산물)로부터 안전한 우리 콩으로 만든 메줏가루를 눈으로 확인하고, 직접 만든 고추장을 학교급식에 사용한다고 하니 안심이 돼요."(참여 학부모)

◇김해 봉황·구봉초교 장애 학생들의 선행

행복학교인 김해 봉황·구봉초교 특수학급 학생 8명은 지난 16일 '8회 대구교육감배 전국장애학생댄스 경연대회'에서 초등부문 1위를 했다. 지난 4월부터 가수 이선희의 '바람꽃'과 싸이의 '뉴페이스'에 맞춰 부채춤과 대중 댄스를 매일 연습했다. 심사위원들은 "동작 하나하나를 완성하고자 그동안 기울인 노력이 고스란히 전달됐다"고 평가했다. 8명은 뜻을 모아 경연대회에서 받은 상금 전액을 김해시에 있는 보육원에 기부했다.

"대회에서 1위를 한 것도 기특한데, 그 상금을 부모가 없는 아이들을 돌보는 보육원에 기부하기로 결정한 것에 다시 한 번 감동했습니다. 장애인은 늘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취약계층으로 인식되는데, 도움을 주고받는 평범한 학생이란 걸 인식했습니다."(봉황초교 우조현·구봉초교 이창두 교장)

▲ 지역 설화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을 선보인 창원 진해구 석동중.

◇뮤지컬로 지역사 공부하는 창원 석동중·신월중

창원 진해구 석동중학교는 지난 16일 진해문화센터에서 뮤지컬 <달을 담다>를 선보였다. 석동중은 지난해 첫 뮤지컬 작품 <아리>에 이어 올해 두 번째 공연을 했다. <달을 담다>는 임진왜란 때 진해지역 도공들이 일본에 끌려가 갖은 고초 속에서도 일본 도자기 문화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는 웅천지역 설화를 바탕으로 도공 '이죠'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창원 신월중학교 '신월 우분투 뮤지컬단'은 29일 오후 7시 학교체육관에서 뮤지컬 <붉은 달>을 공연한다. <붉은 달>은 창원 상남면 토월리 출신인 독립운동가 배중세 지사 헌정 창작뮤지컬이다. 의혈단 활동을 하다 일본 경찰 고문으로 교도소에서 순국한 배 지사 이야기를 담았다.

"밤낮 구분없이 노력하며 무대 위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감동이었어요. 지도 선생님과 하나 된 마음이 수준 높고 역사를 되돌아보게 하는 멋진 뮤지컬 탄생으로 이어졌습니다."(석동중 양연규 교장)

▲ 양산중학교가 진행한 '사제동행 자전거 타기' 행사.

◇양산중 '사제동행 자전거타기'

양산중학교는 지난 10일 '사제동행 자전거 타기' 행사를 했다. 1·2학년 학생과 담임교사 조는 물금취수장을 출발해 밀양 삼랑진 문화생태공원까지 왕복 40㎞ 구간을 달렸다. 3학년 학생과 담임교사 조는 물금취수장에서 밀양아리랑 야영장을 돌아오는 왕복 80㎞ 구간을 여행했다. 3학년은 황산공원 야영장에서 캠핑을 하고 이튿날 공동체 놀이도 했다. 김민주 교사는 "교실에서 보던 모습이 아닌 다양한 면을 발견할 수 있었고, 교사와 학생이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라는 것을 한 번 더 깨닫게 된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학교에선 대부분 선생님이 학생들을 이끌고 도와주지만 이번 라이딩에서는 우리가 선생님들을 직접 이끌고 도움을 줄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요. 진정한 '사제동행' 의미를 알게 됐습니다."(3학년 강민욱 학생)

◇밀성제일고 "응급처치는 우리가"

밀양 밀성제일고는 지난 17일 창원문성대에서 열린 '2018년도 응급처치 경연대회'에서 2위(소방방재청장상)와 3위(경상남도지사상)를 수상했다. 밀성제일고는 지난 2013년부터 보건간호과 1개 반을 운영하며, 보건간호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이번 경연대회 고등부에 전국 34개 팀이 출전해 응급처치 역량을 겨뤘고, 밀성제일고 보건간호과 2팀이 2·3위를 기록했다. 밀성제일고는 2015년 첫 수상을 시작으로 '4년 연속 수상' 기록을 세웠다.

"매일 남아서 늦게까지 심폐소생술과 각종 상처 처치, 붕대 활용법 등을 익히고 연습하는 것이 힘들기도 했지만 재밌고 좋은 추억이 된 것 같아요."(1학년 손지연 학생)

◇참전용사 챙기는 김해 제일고

김해제일고 경찰동아리 폴리(POLI) 학생들은 지난 8일 경남동부보훈지청과 함께 김해지역 재가복지대상 참전 유공자를 위문했다. 학생들은 지난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한국전쟁 참전용사 배지를 제작해 교내 학생·교직원을 대상으로 판매했다. 폴리 동아리 학생들은 판매 수익금으로 구입한 쌀 15포대와 손수 쓴 편지를 김해지역 참전 유공자 15명에게 전달했다. 학생들이 편지를 읽자 눈시울을 붉힌 유공자들은 "고맙다, 기특하다, 열심히 공부해서 꼭 경찰이 되었으면 한다"는 덕담을 전했다.

"6·25 참전 유공자들이 몸이 불편하고 생활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막연하게 말만 들어왔는데 직접 찾아뵙고 인사드리니 감회가 새로웠어요.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참전 유공자들이 계신데, 그동안 몰랐던 것이 죄송하고 나라를 위한 어르신들의 노고에 감사했습니다." (폴리 동아리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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