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긍하기 어려운 유등축제 관람객 수
내년 축제위해서라도 정확한 통계 필요

지난 23일 진주시와 진주남강유등축제 제전위·개천예술제 제전위·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 조직위는 '10월 축제 발전을 위한 종합평가보고회'를 열었다.

이날 보고회에서 두 가지가 눈에 띄었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태풍과 강우로 말미암은 축제장 침수 등의 악재에도 관광객 141만 명(KT 빅데이터 분석자료)이 축제장을 찾아 전년보다 112% 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개천예술제·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 등과 함께한 10월 축제가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두 번째는 재정자립도가 반 토막이 됐다는 것이다. 입장료 수입이 없어지면서 올해 유등축제의 재정자립도는 44%를 기록했다. 사업비 38억 원에 16억 7000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 수치는 입장료를 받지 않던 2014년 수준(43%)으로 복귀한 것이다. 자립도는 유료로 진행한 첫해인 2015년 80%를 기록하고 나서 2016년 85%, 2017년 110%를 달성한 것에 비하면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런데 관광객 141만 명은 수긍이 안 간다. 물론 첨단방식으로 측정했다지만 그래도 의구심이 든다. 축제 기간이 14일이니까 계산상 매일 10만 명이 축제장을 찾아야 141만 명이 된다. 여기에 이틀은 태풍 때문에 폐장까지 했으니까 그 이상의 인원이 찾아야 한다.

지난해 가장 많은 인원이 입장했을 때 유료 관람객이 6만 7000명이었다. 당시 수용의 한계라는 말이 나왔다. 그 두 배인 10만 명 이상이 입장했다면 그야말로 발 디딜 틈이 없어야 한다.

과연 올해 그런 인원이 매일 축제장을 찾았을까? 축제장을 자주 찾은 기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런 날이 있기나 했나 싶다. 특히 태풍이 내습한 이후 썰렁할 정도였다.

개천예술제와 드라마페스티벌을 합쳐도 그런 수치가 나오지 않을 것이다. 한 예술인은 "태풍이 내습한 이후에는 유료화 때보다 인원이 적어 썰렁하다고 느꼈는데, 무슨 141만 명? 믿을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진주시는 이미 몇 년 전 280만 명이 다녀갔다면서 대대적으로 홍보를 했다가 통계치를 인용할 때마다 고개를 들지 못했고, 급기야 시장이 직접 '허수가 있다'며 정정한 사례가 있지 않은가. 유등축제쯤 되면 몇십만 명이 왔다는 자랑이 중요하지 않다. 이미 대표축제가 돼 평가를 받거나 지정축제가 되기 위한 발표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김종현.jpg

그래도 통계는 정확해야 한다. 정확한 통계가 있어야 축제의 문제점을 찾아내고 향후 방향을 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정확하지 않은 통계로 세운 계획은 사상누각이다. 특히 무료로 전환한 이후 관광객 수에 대한 통계는 더 중요해졌다. 전환 이유가 축제로 인한 파급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정확하지 않은 통계로 말미암아 내년 축제 준비에 차질이 생기지 않길 바란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