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기본 도리이자 필수 덕목
제도적 보완 앞서 개인 노력 절실

공무원의 의무 가운데 공직사회에서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단어는 '청렴'이 아닌가 싶다.

청렴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공직자와 그 조직은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고, 도태될 수밖에 없다. 청렴은 공직자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자 의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청렴'이란 말이 근래에 들어서 중시되어 온 게 아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어느 시대 할 것 없이 공직자의 기본 도리로서 꾸준히 중시되었다.

정약용 선생은 <목민심서>에서 청백리가 되고자 하는 자는 아래 사항을 잘 지키라고 일러 주었다.

첫째 관리된 자는 능력과 분수를 지킬 줄 알아야 한다. 만약 능력보다 자신의 벼슬이 크면 자신과 백성들이 불행해진다고 했다.

둘째 청렴해야 한다고 했는데 욕심이 큰 사람은 특히 더욱 청렴해야 하며 그러하지 못하다면 지혜가 짧기 때문이라고 했다.

셋째 금주와 여색을 끊어야 하며, 생활이 방탕해서는 안 된다고 했으며, 넷째 뇌물을 절대 받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다섯째 옳음을 두려워하고 법을 두려워하고, 상관(동료)을 두려워하고, 백성을 두려워하라고 했으며, 여섯째 아무리 청렴해도 가족 중 분에 넘치는 행동으로 가정이 몰락하는 수도 있으니 가정을 잘 다스리라고 했다.

일곱 째 소신을 가지고 온 백성을 사랑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는 간혹 경솔한 언행으로 큰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했다. 청렴! 그렇다. 아무리 강조해도 조금도 지나침이 없다.

국제투명성기구(IT)가 2018년 2월에 발표한 '2017 부패인식지수'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작년 52위에서 51위로 한 단계 상승하였다.

이 통계는 2015년 2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어서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시기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의 기간이 일부 반영된 것이다. 이것은 우리나라가 외형적으로 이루어진 급격한 성장에 비하여, 내면적으로는 아직 그렇지 못하다는 통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청탁금지법 등이 개정돼 조금씩 보완을 거듭하고 있으며, 사람들의 인식 또한 많이 개선되어 국민권익위원회가 시행한 '2017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결과'에 의하면 '종합청렴도'가 10점 만점에 7.94, 민원인이 공공기관을 평가하는 '외부청렴도'는 10점 만점에 8.13으로 전년 대비 각각 0.09포인트 상승하였다. 세부적으로는 공무원의 81%가 '인맥을 통한 부정청탁이 감소하였다'라고 응답하였으며 학부모의 83%가 '학교에서 촌지가 사라졌다'고 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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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도 향상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으나 제도적인 장치가 완벽하고 주위의 감시가 엄격하다고 하더라도 공직자 개개인의 부패행위를 방지하기란 쉽지 않다. 아직은 우리사회가 '청렴韓(한) 세상'이라고 말하기는 조금 어려울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청렴을 위한 법과 사회적인 제도가 조금씩 자리 잡아 공직자뿐만 아니라 국민 개개인의 의식 속에도 청렴이 깊숙이 자리해 가면서,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처럼 '깨끗韓 세상' '청렴韓國(한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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