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젠더로봇
성별 노출 빈도 실시간 측정
신문기사 속 비중 균형 고려

스톡홀름 유력신문사 중 한 곳인 <스벤스카 닥블라데트(SVENSKA DAGBLADET)>는 뉴스룸 안에서의 성평등을 실현하고자 여러 시도를 하고 있었다. 1884년 창간해 '독립적인 보수 언론'을 표방하는 이 신문사는 성평등 프로젝트 '더 갭(THE GAP)'을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미디어(모바일·데스크톱)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구독률이 훨씬 떨어진다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여성독자들에게 다가가고자 지난 2016년부터 이 프로젝트를 구상해 1년 반째 실행하고 있다.

매니저에디터인 마리아는 "여성이 적다는 것은 비즈니스(경영) 차원에서도 이득이 되지 않는다. 또 신문사의 브랜드 가치가 민주적이고 열린 사회를 지향하는데, 여성(독자)들이 제외됐다는 것 자체가 민주적이지 않다는 문제의식을 느꼈다"고 프로젝트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 스웨덴 스톡홀름 신문사 <스벤스카 닥블라데트> 젠더로봇. /공동취재단

그는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여성이 스웨덴 미디어에 등장했던 비율이 15년 동안 30%에서 변동이 없었다. 이 기간 사회 전반적으로 여성 관리자는 26%에서 37%로 증가했다. 사회 전반적으로 변화가 있었지만 미디어에서는 변화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런 문제의식은 보도 방침 변화로 이어졌다. 실시간으로 신문기사에 등장하는 대명사와 이름 등으로 여성과 남성의 노출 비율과 빈도를 계속 측정한다. 이 작업을 하는 컴퓨터를 '젠더로봇'이라고 했다. 젠더로봇은 모든 기자들에게 한 달 동안 쓴 기사(텍스트)에 몇 퍼센트가 남성이고 여성인지를 분석해 이메일로 전달한다. 그 결과 지난해부터 기사에서 여성 비중이 늘고 있다.

뉴스에디터 피터는 "20년 전만 하더라도 언론에서 다뤘던 소재는 중간계층의 중요한 일을 하는 남성 위주였다. 성평등을 고려하지 않았던 것은 실패였고, 그것을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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