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증진개발원 '궐련형 전자담배 인식조사 보고서'

궐련형 전자담배가 금연 의지를 꺾고 담배 대체재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권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인식 조사 보고서'를 통해 궐련형 전자담배가 금연 의지를 꺾는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자담배 흡연자는 연기와 냄새가 적거나 없어 기존에 흡연을 피했던 화장실이나 복도, 계단, 베란다, 방 등에서 흡연했다. 또 일반 담배보다 몸에 덜 나쁠 것이라는 기대감도 했다. 심지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서 일반 담배보다 타르가 많이 배출되는 전자담배도 있다는 유해성 연구 결과를 발표했으나 흡연자들은 "믿을 수 없다", "일반 담배보다는 낫다"는 반응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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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조사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궐련형 전자담배가 흡연자 금연 의지를 꺾고 일반 담배 대체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를 보면 '금연을 고려하게 하는 요인'은 성별로 다소 다르게 나타났다. 남성 흡연자는 건강 문제, 냄새, 흡연 환경 악화를 주로 들었다. 한 남성 흡연자는 "대놓고 눈치 주는 사람이 있을 때는 욱하는 마음에 끊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며칠 전에도 버스에서 서 있는데 앞에 앉은 여자가 갑자기 인상 쓰면서 코를 막 가려서 불쾌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남성 흡연자는 "점점 편하게 피울 수 있는 데가 많이 없어지는 것 같다. 예전에는 PC방이나 술집 같은 데서 앉아서 피웠었는데 이젠 흡연실을 안 갖춘 데도 있다"며 흡연 환경 부재를 금연 요인으로 꼽았다.

반면 여성 흡연자는 결혼과 임신, 건강 문제 등을 들었다. 한 여성 흡연자는 "2년 전에 약혼식을 했는데 결혼을 하게 되면 아기를 가져야 하니까 적어도 1년 전에는 끊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다른 여성 흡연자는 "아침에 가래가 너무 많이 생기는 등 몸이 안 좋아지는 게 느껴져 금연을 고민 중이다"고 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담배시장에서 권련형 전자담배는 약 1억 6000만 갑이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전자담배 판매량은 점유율이 9.3% 수준까지 올라간 것이다. 이에 정부는 오는 12월 23일부터 전자담배에 컬러로 된 사진 경고그림을 부착한다. 이는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더욱 강력한 금연정책 필요성이 커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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