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까지 열리는 <페임>공연
문화콘텐츠학과 70명 제작 전 과정 도맡아
첫 무대 '인상적'호평 "진로 결정 계기도 돼"

26일부터 28일까지 3·15아트센터 소극장에서 뮤지컬 <페임> 공연이 열리고 있다. 창원문화재단과 경남대가 함께 제작한 이 작품은 경남대 문화콘텐츠학과 학생들이 준비한 것이다.

이 학과는 매년 연극이나 뮤지컬을 꾸준히 무대에 올린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지금까지와는 달랐다. 공연 기획부터 조명, 음향, 무대제작, 심지어 마케팅까지 오롯이 학생들의 힘으로만 진행했다.

▲ 26일 무대에 올린 경남대 문화콘텐츠학과 뮤지컬 <페임> 공연 모습. /경남대 문화콘텐츠학과

물론 경남대 문화콘텐츠학과 유영재 교수가 전체적으로 연출을 맡긴 했다. 하지만, 유 교수의 조언은 참고만 할 정도일 뿐 구체적인 일들은 모두 학생들이 스스로 알아서 해야 했다.

"지금까지는 작품만 만들고 나머지는 다 외주를 줬어요. 그런데 이번이 CK 사업(대학특성화 사업)으로 진행하는 마지막 공연이라 지금 아니면 기회가 없을 것 같아 일부러 모든 걸 학생들에게 맡겼어요. 영상, 디자인, 공연, 보컬 등 학과에서 하는 모든 수업을 이 뮤지컬을 준비하는 일에 다 담았다고 보면 됩니다." 유 교수의 말이다.

▲ 기획회의

<페임>은 스타를 꿈꾸는 뉴욕 라구아디아 예술고등학교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1980년 개봉한 알란 파커 감독의 영화가 원작으로 이후 TV 시리즈로, 리메이크 영화로, 다시 뮤지컬로 이어지며 흥행이 검증된 작품이다. 특히 이번 경남대 공연은 고3 수험생들을 주 관객으로 했다. 자신의 꿈을 고민하는 이야기인 만큼 공감하는 부분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오전 10시 30분에 올려진 첫 공연은 인상적이었다. 다들 처음 하는 것치고는 제법 그럴싸한 무대였다. 무대 역시 배우로 참가한 학생들이 많아서 그런지 왁자하고 활기찼다. 무엇보다 공연을 가득 채운 학생들의 에너지가 좋았다.

▲ 연기연습

이번 공연을 위해 학과 학생 220명 중 70명이 참가해 7월부터 거의 4개월을 준비했다. 여기에 졸업생도 와서 작업을 도왔다. 배우든 스태프든 대부분이 첫 무대 경험이다.

"지역 학생들은 이렇게 공연 제작 경험을 할 기회가 없는 게 현실입니다. 이번 공연 준비를 하면서 자기가 몰랐던 자신의 관심분야를 발견하기도 했어요. 아마 공연이 끝나고 나면 학생마다 남는 게 많을 겁니다."

유 교수의 말처럼 이번 공연으로 학생들 저마다 얻은 게 많았다. 그러고 보면 뮤지컬 <페임>은 결국 경남대 문화콘텐츠학과 학생들 자신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조연출로 참여한 김지원 학생(3학년)은 배우 30명을 관리하면서 공연 제작 과정 전반을 익힐 수 있었다.

"다들 수업이다, 아르바이트다, 바빠서 시간 조율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연기를 처음 접하는 친구들이 많았는데요, 연습시간에 교수님이 지적한 부분이 있으면 따로 맞춰가며 열심히 만들었어요."

주연 중 타이론 역을 맡은 천정민 학생(2학년)은 공연 준비가 재미도 있었고, 배울 것도 많았다고 말했다.

"처음이라고 생각하니 어렵다기보다는 그냥 배운다는 생각뿐이었어요. 다들 실력이 느는데 저만 제자린 거 같아서 조바심이 나기도 했죠. 앞으로 기회만 되면 계속 배우로 참여하고 싶어요."

▲ 무대제작

무대감독으로 직접 무대를 만든 손명주 학생(2학년)은 이번 공연 준비를 계기로 진로를 무대 감독으로 정했다.

"실질적으로는 혼자 알아서 다 해야 했거든요. 그러다 보니 실수도 많이 했고요. 너무 힘들어서 하기 싫다고 생각한 적이 있고 그랬는데, 하나씩 완성되어 가는 무대를 보면 성취감이 엄청나더라고요."

홍보와 티케팅을 맡은 기획팀 정원학 학생(복학생·2학년)은 이번 공연을 통해 무대 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해야 하는 일도 아주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기획이라는 게 어쩌면 공연을 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부분인 것 같아요. 홍보는 어떻게 하고, 예산 사용은 어떻게 하며, 부분별 갈등 조절은 어떻게 하고 등등 이런 건 직접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거든요. 문화기획자가 되려면 이런 경험도 꼭 필요하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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