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잇따라 내년 업계 경기 긍정 전망
앞선 기술개발 덕 친환경 선박 수주 확대 예상

증권사들이 내년 국내 조선산업 회복을 낙관하는 전망보고서를 잇달아 내놓아 주목된다.

근거 없는 낙관이 아니다. 이들 보고서에는 지난 10월 22∼26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국제해사기구(IMO)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73차 회의 결과를 담고 있다. 'IMO 2020'은 2020년 1월부터 전 세계 해상을 오가는 모든 선박(상선)은 황산화물(SOx) 배출을 기존 3.5%에서 0.5%로 확 줄여야 하는 IMO 역사상 가장 강력한 해상환경규제다.

◇IMO 2020 시행 = 하이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최근 내년 산업별 전망보고서를 내며 "한국 조선업계가 해상환경규제 강화(IMO 2020)에 대해 한중일 3국 중에서도 가장 앞서서 기술개발을 해왔고, 대응 선종을 개발·건조해왔기에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박에서 황산화물을 현재 3.5% 배출에서 0.5%로 낮추려면 크게 세 가지 대응책이 있다. △탈황장치(스크러버)와 탈질소화합물장치(SCR 혹은 EGR)를 선박에 달거나 △황 함유량 0.5% 이하인 초저유황유 사용 △황산화물·질소화합물 배출이 매우 적은 액화천연가스를 연료로 쓰는 선박(LNG Fueled Ship)으로 건조·개조해야 한다.

하이투자증권은 현대중공업이 자체 기술력으로 탈황장치를 개발해 기존 세계적인 업체들보다 20% 싼 가격으로 탑재해 경쟁력이 높다고 했다.

또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전 세계에서 발주한 LNG연료추진선박의 절대다수를 이미 건조하고 있다.

여기에 대우조선해양은 LNG운반선(Carrier)의 절대 강자로 이 경험을 바탕으로 LNG연료추진선 건조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다. 특히, 대우조선은 기화에 따른 LNG 연료 손실을 최소화하는 재액화·재기화 시스템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내 중형조선사 중 STX조선해양은 최근 로이드 선급(LR)으로부터 LNG를 연료로 하는 5만t급 중형 탱커 디자인에 대한 기본승인(AIP)을 받았다. 세계적인 선급으로부터 건조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성동조선해양도 중대형(1만TEU급) 컨테이너선을 LNG 연료 추진 선박으로 건조하는 디자인 기본승인을 로이드 선급으로부터 받았다. 컨테이너선뿐만 아니라 주력 선종인 중대형(LR) 탱커에도 적용할 기술력을 갖췄다.

◇고가 친환경선, 내년부터 수주 확대 전망 = NH투자증권은 올해 한국 조선업계의 상선 분야에서 확대된 수주 실적을 들었다.

이 증권사는 클락슨리서치 통계를 인용하며 올해 1∼8월까지 크루즈와 특수선(군함·잠수함·경비정 등)을 제외한 벌크운반선, 액체운반선(탱커), 컨테이너선, LPG·LNG운반선 등 글로벌 상선 분야 전체 수주액의 62.6%를 한국 업체가 차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조선 가격의 꾸준한 상승으로 내년 매출·영업이익 확대를 예고했다.

해상환경규제 강화·탄소 배출 규제 확대 등으로 선박에서 LNG 연료 사용 확대, 난방·발전 부문 LNG 사용 지속 확대, 수소경제로의 이행(LNG를 이용한 수소 생산 확대) 등 각국의 친환경 정책 확대가 LNG 사용 급증을 부르고, 이는 LNG운반선 수주 확대로 이어져 대형 3사의 매출·이익 확대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미국의 셰일 오일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예상, 아시아 정유·화학업체의 생산능력 제고로 탱커 수주도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탱커가 주력 선종인 STX조선과 성동조선에도 긍정적인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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