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처리 중 엉뚱한 사람 추궁
조사 미적댄 경찰 교체되는 등
민원인 상대 태도 지적 잇따라

사건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불성실하게 민원인을 대한 경찰 태도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경찰이 주차차량 사고 처리과정에서 부실하게 조사해 엉뚱한 운전자를 추궁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달 10일 오후 9시 35분께 창원시 성산구 귀산동 한 카페 주차장에서 한 운전자는 자신의 차량을 다른 차량이 들이받고 달아났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이튿날 곽모(50) 씨에게 연락해 신고 차량 블랙박스에 찍혔다며 사고를 인정하라고 했다. 곽 씨는 이 카페에 간 것은 맞지만, 차량을 부딪친 기억이 없다고 했다.

닷새 뒤 곽 씨는 카페 CCTV 영상을 보고 자신의 차량과 차종·색깔이 같은 다른 차량이 사고를 낸 모습을 확인했다. 곽 씨는 문제를 제기했고, 창원중부경찰서는 담당 경찰을 민원 부서가 아닌 다른 부서로 전보조치했다.

곽 씨는 "영상을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저를 특정해 사고를 낸 것으로 몰아세웠었다"며 "경찰이 이런 식으로 조사를 한다는 게 황당할 뿐이다. 전보 조치를 했다는데 고작 같은 경찰서 내에서 부서 이동을 했다고 했다. 무엇보다 담당 경찰로부터 한 달이 넘도록 아직 사과 한마디도 없다"고 말했다.

창원중부서 교통사고조사계장은 "명백한 업무상 실수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계장으로서 수차례 사과했고, 담당 경찰이 곽 씨에게 또 연락해 사과하면 오히려 더 괴롭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조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민원이 제기되자 담당 경찰을 교체하는 일도 있었다.

ㄱ 씨는 지난 8월 창원지방검찰청 마산지청에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는 마산수협 조합장이 한 어촌계에서 계장을 맡던 시절 수산업체와 짜고 홍합 생산량을 속여 배당금을 가로챘다고 주장하며 고소장을 냈고, 검찰은 마산중부경찰서에 지휘사건으로 넘겼다.

ㄱ 씨는 지난 9월 초 고소인 조사를 위해 마산중부서를 방문했다가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ㄱ 씨는 "담당 경찰관으로부터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된 사건을 왜 경찰서에 보내느냐', '고소장을 보지도 않았다'는 등 말을 들었다"며 "몇 차례 더 조사를 했지만, 경찰이 의지가 없다 여겨졌다"고 말했다.

마산중부서 관계자는 "불친절하다는 민원이 있었고, 애초 담당 경찰관이 개인적으로 예민한 시기였다"며 "사건 수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민원인과 신뢰관계가 깨지면 진행이 어려울 수 있으니 교체했다"고 말했다.

이모(26) 씨도 지난 9월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댓글로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마산중부서에 고소를 하려 했었다. 그러나 SNS업체 서버가 외국에 있어 수사가 어렵다며 거절당했다고 했다.

이 씨는 "외국서버를 수사하기 어렵다는 것은 이해가 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경찰이 민원인을 대하는 태도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