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는 내게 따뜻한 존재"
아픈 기억 딛고 야구팬으로
대회·문화 행사 진행 도맡아
내년 시즌 선수·팬 돈독하길

2018 KBO리그는 끝났지만 야구를 향한 팬 열정과 관심은 여전하다. 선수들이 마무리캠프에서 땀 흘리며 다가올 스프링캠프를 준비하고 있다면 팬들은 각 구단 영입·전력 강화·선수 성장 소식 등에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 여기에 올해 아쉬웠던 점을 정리하고 내년 더 열정적인 야구팬이 되겠다는 다짐(?)도 덧붙인다. 그들 이야기를 '야구장 밖'에서 들어봤다.

문화창작소의 임현정(35·TBN경남교통방송 아나운서) 대표에게 야구는 아픈 손가락이었다. 보고 싶어도 차마 보기 어려웠던, 애써 외면했던 스포츠였다. 어쩌면 평생 볼 일 없으리라 생각했던 야구가 임 대표에게 다시 안긴 건 불과 몇 해 전이다. NC다이노스 창단이 밑바탕이었고 전준호 코치와의 개인적인 인연이 이를 뒷받침했다.

때로는 일로, 때로는 순수한 팬으로 야구와 동고동락하고 있는 임 대표. 임 대표에게 야구는 무엇일까.

-그동안 야구를 외면했던 이유는?

"초등학교 때 친했던 친구가 한 명 있다. 그 친구가 갑자기 전학을 가는 바람에 한동안 연락이 끊겼는데, 중학교 시절 어느 날 야구 유니폼을 입고 찾아왔더라. 훌쩍 자란 키와 야구 유니폼이 정말 잘 어울렸다. 당시 친구를 보며 '야구가 정말 멋있는 스포츠구나' 하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교통사고로 친구가 목숨을 잃으면서 모든 게 깨졌다. 살아있었다면 지금도 야구를 했을, 정말 뛰어난 친구였는데…. 그때부터다. 야구는 내게 마음 아픈, 쉽게 볼 수 없는 종목이었다."

-야구가 다시 가까워진 계기는?

"NC 창단 후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방송·진행을 몇 차례 한 적이 있다. 마산 토박이인 나로선 창원에 프로 야구단이 뿌리내리니 참 뜻깊더라. 그즈음 전준호 코치님과도 친분을 쌓았다. 알고 보니 전 코치님이 초등학교 선배님이셨는데, 우리 후배후배 하면서 잘 챙겨주셨다. 그러면서 옛 아픔을 조금씩 씻어갔다. 점차 야구를 다시 보게 됐고 우리 팀 NC를 응원할 수 있게 됐다."

-야구 관람 스타일은 어떤가?

"주로 앉아서, 완전히 집중하면서 본다. 오죽했으면 함께 온 지인이 좀 일어나라고 핀잔을 주기도 할 정도니. 그래도 '마산 스트리트'가 나올 때면 벌떡 일어나 함께 부른다. 자리는 홈 더그아웃과 가까운 곳으로 잡는다. 경기도 경기지만 선수들이 뒤에서 몸을 풀고, 알게 모르게 서로 격려하는 모습이 잘 보여서 좋더라. 선수들 표정 하나하나 사진에 담으려고 애쓰기도 한다. 사실 마음 같아선 더 열정적으로 다가가고 싶지만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그러지 못할 때도 있다."

▲ 때로는 일로, 때로는 순수한 팬으로 NC와 야구를 즐기고 있는 임현정 대표. /임현정

-앞서 말한 것처럼 일로 야구를 접할 때도 잦다고?

"맞다. 창원시장배 클럽대항 야구대회부터 범한배 전국중학야구대회, 창원시야구소프트볼회장기 등 야구 대회·문화 행사 진행을 도맡았다. 행사를 진행하며 느낀 점은 지역 중·고교 야구 선수들이 NC 선수를 정말 좋아한다는 것. 하지만 팬 사인회 등 막상 만남의 자리가 마련되면 쑥스러워서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모습을 자주 봤다. 그럴 때 선수들이 어린 친구들에게 한발 더 다가가면 어떨까 싶다. 어린 선수들에겐 우상과의 그 만남이 앞으로 야구를 더 열심히 하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NC에서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모창민 선수. 올해 부상을 겪고도 건강하게 돌아와 팀에 큰 보탬이 된 것처럼 매순간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다. FA 계약을 앞두고 있는데 NC가 꼭 잡아줬으면 한다. 개인적으로 1인 크리에이터도 준비 중이다. 혹 나중에 모창민 선수를 인터뷰할 기회가 생긴다면 '그동안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계기'는 무엇인지 등을 묻고 싶다. 팬심을 듬뿍 담아 자유로운 공간에서 선수들과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가능하다면 '음주방송'까지도 도전하고픈 마음이다."

-나에게 NC란?

"겨울을 맞아 다이노스 후드티를 하나 장만했는데 정말 따뜻하다. 얼마 전 선물 받은 망토도, 무릎 담요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NC는 내게 '따뜻한' 존재다. 내년 경기 성적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선수나 팬이나 변하지 않고 서로 따뜻하게 감싸주는 시즌이 됐으면 한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