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부 감독 "4강 목표"

"그 어려운 걸 우리가 해냈지 말입니다."

드라마 대사가 아니다. 경남FC가 지난해 K리그 챌린지(K리그2) 우승에 이어 올 시즌 승격팀이면서도 K리그1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시·도민 구단으로는 처음으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본선에 바로 올랐다. 그것도 자력으로 리그가 끝나기 전에 준우승을 확정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성과'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 김종부 감독은 "1부 잔류가 목표"라고 밝힐 정도로 경남은 '약체'로 분류됐다.

하지만 뚜껑이 열렸을 때, 첫 상대인 상주상무전에서 말컹이 해트트릭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리그 4연승을 내달리며 당당히 돌풍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그때부터 ACL을 두고 대화를 나누는 사람이 늘어났다. 하지만 여전히 공식화하기에는 부담스러웠다. 7월 주장 배기종을 인터뷰하면서 ACL에 나갈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물었지만 부정적이었다.

후반기가 시작되고 무패행진이 길어지면서 드디어 김 감독도 ACL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9월쯤이었다. 함안에서 훈련 중 만난 김 감독은 "해볼 만하다 싶다"고 처음 운을 뗐다.

이후 김 감독의 발언은 점점 ACL에 대한 갈망으로 바뀌어 갔다. 28라운드를 마치고는 "남은 10경기에서 6승"을 이야기했다. FA컵이나 울산현대의 승점을 따지지 않고 경남 스스로 힘으로 준우승을 차지하는 데 필요한 승수였다. 지나고 보니 6승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준우승은 확정했다.

이제 김 감독은 ACL 4강을 말하고 있다. ACL은 동·서아시아로 나눠 각 4개씩 8개 조, 조별 4팀이 홈 앤드 어웨이로 리그를 벌인 후 조 1·2위가 16강에 오르고, 그때부터는 홈 앤드 어웨이로 토너먼트를 벌인다. 4강에 이르려면 조별리그 6경기를 포함해 10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주중에는 ACL 경기, 주말에는 K리그1 일정이 진행되므로 승수를 쌓아가면서 4강까지 오르는 건 기적에 가깝다.

김 감독이 경남FC와 함께 그걸 해내려고 한다. 내년을 기다리는 경남 팬들의 기대도 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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