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 모두의 성과 … 도민 속으로 한 걸음 더"
2부 강등 후 자금난 고비
구단 안정·부채청산 온힘
향후 사회적 책무에 중점

2016년 3월 조기호 씨가 경남FC 새 대표이사로 오면서 주변에는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경남도청을 비롯해 공무원으로 38년을 보냈고, 퇴직 후 경남신용보증재단 이사장도 지냈지만 축구나 체육행정과는 거리가 멀었기에 위기에 빠진 경남 구단을 구하는 데는 적임자가 아니라는 것. 하지만 조 대표는 그런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키고 3년 만에 2부리그 우승 및 1부리그 승격, 1부리그 준우승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본선 진출이라는 큰 성과를 일궈냈다. 조 대표를 만나 지나온 길을 들어봤다.

▲ 조기호 경남FC 대표이사가 K리그1 준우승과 ACL 본선 진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준우승과 ACL 진출 소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기쁘다. 김종부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단, 그리고 묵묵히 뒷바라지해 온 프런트 직원 등 모두가 하나가 돼 이룬 성과다. 김경수 구단주와 도민들의 열렬한 후원과 응원도 큰 힘이 됐다."

-취임 당시 부정적 여론도 있었지만 빠르게 구단을 안정시켰다. 비결은?

"선수단은 김 감독에게 일임하다시피 하고 프런트를 안정시키는 데 힘썼다. 와서 보니 직원들이 신분에 불안감을 많이 느끼고 있더라. 그래서 '내가 있는 한 직원을 내보내지 않는다. 대신 1인 3역 4역, 맡은 일에는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이후 업무 강도는 높아졌지만 직원들이 일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어려운 일도 많았을 텐데?

"2부로 강등되면서 구단 예산이 반 토막 났더라. 메인 스폰서도 없으니 자금 사정이 말이 아니었다. 심지어 2016년 8월에는 직원 급여 줄 돈도 없을 정도로 자금이 고갈됐다. 도에 SOS를 쳐서 추경으로 예산을 확보하면서 위기를 겨우 넘겼다. 당장 쓸 자금난도 자금난이었지만 부채가 30억 원이나 있었고, 그것도 대부분 이자율이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악성이었다. 부채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구단 살림살이가 어렵다고 보고 부채 청산에 큰 힘을 쏟았다. 이제 14억 원을 갚았고 16억 원이 남았다. 올해 10억 원을 갚을 계획이었는데 쉽지는 않아 보인다."

-아쉬움은 없나?

"되돌아보니 성적에 매달리면서 사회적 책무에 대해서는 소홀했던 감이 있다. 봉사활동도 크게 보면 마케팅의 하나인데, 내년에도 내가 계속 남아있을 수 있다면 봉사활동을 더 많이 하고 싶다. 다행히 선수들도 생각이 같더라. 얼마 전 구단이 팀 승리를 위해 선수단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구단은 선수단에 승리하도록 동기부여를 할 테니 만약 승리하지 못하면 선수들은 무얼 할 거냐'고 물었더니 배기종 주장이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하더라. 축구 성적으로 도민들에게 기쁨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이제는 도민 속으로 직접 들어가 소통하고 봉사하는 일도 확대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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