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유등축제가 무료로 전환하면서 자립도가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무료화를 하면서 예견됐다. 그보다는 방문객이 훨씬 늘어난 것에 더 의미를 두어야 마땅해 보인다. 돈 내고 참여 또는 봐야 하는 것은 이미 축제가 아니며 본래 유등축제를 시작한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 남강유등축제는 우여곡절 끝에 제자리를 찾은 것이다.

진주시는 10월 축제 발전을 위한 종합평가보고회에서 진주남강유등축제는 태풍과 강우로 인한 축제장 침수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관광객 141만 명이 축제장을 찾아 전년보다 112% 늘었으며 외국인 관광객도 전년보다 80% 늘어난 4016명으로 개천예술제·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 등과 함께한 10월 축제가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입장료 수입이 없어져 유등축제의 자립도는 44%로 전체 축제비용 38억 원과 비교하면 16억여 원의 수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그러나 진주시의 자평대로 이것은 그리 큰 문제나 흠잡을 일이 아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지역홍보의 가치와 진주시민의 자긍심을 고려하면 훨씬 남는 장사를 했다고 볼 수도 있다. 특히 유료화로 인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것을 상기하면 무료화 복귀는 시민의 승리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하지만 축제의 발전을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도 여전히 많다. 종합평가보고회에서 지적된 사항에 대해 진주시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축제의 발전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2014년 수준으로 관광객이 늘어날 수 있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더욱 세밀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시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시민과 함께 축제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권위주의적 접근은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것은 유료화 과정에서 이미 학습이 되어 있다. 또한, 개천예술제와 드라마페스티벌이 유등축제와 같이 상승작용을 일으키게하는 방법도 고심해야 할 것이다. 화려함으로 치장된 보여주기식 축제는 생명력을 가질 수 없고 전통으로 승화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올 축제의 공을 시민들의 희생과 협조에 돌린 것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 축제를 성공시키기 위한 시민들의 희생을 제대로 평가하고 시민 모두가 참여해야 진정한 축제의 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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