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창립한 경남메세나협회가 올해 누적 결연 팀 1000개, 누적 지원금 200억 원 돌파 등을 기록했다. 올해 결연한 팀은 153개로서 창립 이후 최대 성과라고 한다. 오랫동안 묵묵히 지역 예술인들을 도운 향토기업들이 경남메세나협회 주요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흔히 기업의 예술인 지원이라고 하면 일회성에 그치거나 금전에 치우친 도움을 떠올리지만, 올해 주목을 받은 경남메세나협회 회원들은 예술인과의 공동 출자 결연이나 예술인 발굴 등을 통해 예술가와의 조직적인 공동 행보를 꾀하고 있다. 메세나 활동은 전국적으로도 활발해지고 있다. 전경련 등이 주도하는 한국메세나협회의 경우 230여 개의 회원사를 거느린 조직으로 성장했으며, '1기업1문화 운동'을 펼치는 중이다. 물론 메세나 활동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은 여전히 낮은 편이지만,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을 통해 경제와 예술의 균형 성장이 가능해진 시대가 되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메세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기업이 문화예술을 지원하는 패러다임도 자선적 관점에서 문화 투자 관점으로 이동하는 중이라고 한다. 자선적 관점이 기업 이미지 제고 차원 이상의 의미를 발견할 수 없는 반면, 문화 투자 관점은 기업의 마케팅 전략과 이윤 동기에 따라 치밀하게 이루어진다고 한다. 또 자선적 관점은 시혜적이고 수직적인 성격이 강하지만 문화 투자 관점은 기업과 예술인의 관계가 수평적이라고 한다.

그러함에도 예술인이 추구하는 영혼의 자유는 기업의 이윤 논리와 맞아떨어지지 않는 측면이 있다. 근대유럽 르네상스를 열어젖힌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은 메세나 활동의 선구자로 여겨지지만, 메디치의 후원을 받은 대표적인 예술가인 미켈란젤로는 예술 활동의 자유가 구속되는 괴로움에 크게 시달렸다고 한다. 정부도 예술과 기업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있으므로, 기업의 예술인 지원은 더욱 활성화할 것이다. 그러나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서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이 제약을 받는 일이 없도록 사회적 중재가 필요하다. 정부나 자치단체가 기업-예술인의 결연을 중재하거나 메세나 활동 기업에 혜택을 부과하는 등 완충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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