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산업 활력 방안…반응은?
신설 RG, 보증 적어 우려
직접적인 금융 지원 반겨
LNG선 발주 '글쎄 - 기대'

22일 현 정부 들어 사실상 처음으로 중형·중소형·기자재업체 대책까지 포함된 조선산업 종합대책이 발표됐지만 도내 조선업계 반응은 예상보다 더 싸늘했다. 또한, 대형·중형조선사와 소형조선사·기자재업체 간 이해관계가 달라 실망과 기대감이 엇갈리기도 했다.

STX조선해양·성동조선해양 등 중형조선사와 한국야나세 등 중소형조선사는 현재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수주를 해도 선수금환급보증(RG)이 되지 않아 발주처에서 결국 발주를 취소하는 때가 잦고, 이 탓에 영업을 하지 못하고, 결국 독이 비어 직원은 휴직과 퇴사를 반복하는 악순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작 이번 발표에 담긴 RG 발급 어려움을 해결할 방안은 딱 하나였다. 중형조선사 전용 RG 보증 프로그램 신설이다. 기존 신용보증기금이 1000억 원 규모로 선박당 70억 원 이내에서 해줬던 RG 보증 지원을 무역보험공사를 통해 전체 1000억 원 규모로 70억 원 이상 선박에도 RG 발급 보증을 해주는 중형조선사 전용 RG 보증 프로그램을 신설하겠다는 것이다. 중형조선사들, 심지어 대형조선사 관계자들도 이 대책조차 중형조선사에 실제 도움이 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성동조선이 건조하는 주력 선종인 LR(Large Range)급 액체운반선(탱커) 한 척 시장 가격은 450억 원에서 600억 원 사이다. STX조선해양이 건조하는 주력 선종인 MR(Medium Range)급 탱커 한 척 가격은 350억 원에서 400억 원 사이다. 선수금 환급보증은 대략 배 한 척 가격의 40∼50% 정도를 한다. 40%로 잡더라도 350억 원짜리 MR 탱커 7척 정도의 RG 발급이 가능하다. STX조선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려면 연간 최소 20척 전후의 배를 건조해야 하는데, RG 발급 보증 규모는 연간 필요 수주량의 3분의 1 정도다. 성동조선의 LR급 탱커로 치면 RG 발급 보증 척수는 더 내려간다.

척당 71억 원 수준으로 떨어지는 LNG연료추진선 140척 발주도 의아해했다. 도내 대형조선사 관계자는 "선가 71억 원이면 연안선이나 소형 관공선 수준이다. 대형조선사는 둘째치고 중형·중소형 조선사 건조 선박 척당 가격과도 차이가 커 소형조선소가 건조하는 수준"이라며 "그런데 LNG연료추진 선박은 복잡하고 고가의 LNG연료공급체계와 연료탱크 등이 필요해 소형선으로 만들기에는 무리가 있다. 정부 발표대로 하더라도 저가의 LNG연료추진선을 만들겠다는 것인데, 이 선가를 맞추려면 솔직히 압축천연가스(CNG)를 쓰는 버스 엔진을 떼서 선박에 붙여야 가능하다"며 실효성에 강한 의문을 나타냈다.

이와 달리 소형조선사와 조선기자재업체는 이번 대책을 반겼다. 나영우 경남조선해양기자재협동조합 이사장은 "제작금융 지원 등 조선해양기자재업체와 중소형 조선사에 실제 도움이 될 실효성 있는 정책이 많이 담겼다. 또한, LNG연료추진선이라고 다 클 필요는 없다. 항만 내 운항하는 배 등 중소형 선박으로 가능한 선종이 제법 된다. 발주가 기대된다"고 말해 중형·대형조선사와 대조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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